▲생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소나무 분재도 굽어 푸르다
권력 플루는 길고, 가을은 짧다. 비 스쳐 지나 바다로 흘러가면, 겨울은 성큼 다가 올 것 같다. 전철을 타고 오면서, 누군가 좌석 바닥에 흘려 놓여 있는 경향신문과 만났다. 하루 묵은 신문이지만 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참여 정부 때 국정홍보처장으로 일했던 김창호 씨의 짤막한 인터뷰 기사였다.
기사제목은 “참여정부 고위인사, 지방선거 나서야”. 하방(下放)운동하자는 이야기다.
김창호 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에 잠시 담소를 나눈 내용이 눈물겹다. 김창호 씨가 “보수진영은 지역에 가면 부녀회, 노인회처럼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강하게 결속돼 있는데 진보진영은 그 점이 무척 약합니다. ‘감동 있는 연대’의 길은 대권후보급을 포함한 중앙 인사들의 하방밖에 없습니다.” 라는 뜻을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당시 특유의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거 참 좋은 생각인데, 그게 쉽겠습니까. 만약에 일이 잘되면 나도 김해 시의원에 나갈게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잘한 일도 많고 욕 들어 먹을 일도 많이 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킨 일등공신이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하지만 노무현을 좋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인간다움이다. 대통령 자리에 물러나서 고향 흙으로 돌아가 밭을 일구고자 했던 인간 노무현. 만약 당신이 살아 내년 지방선거에 김해시의원으로 출마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흔들거리는 전철의 박자 때문이 아니라, 마냥 마음이 슬퍼 흔들린다.
‘하방운동’은 중국에서 전개한 운동이다. 1957년에 시작되어 1,000만 명에 가까운 당 간부와 학생과 지식인들이 밭과 광촌, 노동의 현장에 뛰어 들었다. 당 간부의 종파주의와 관료주의를 막아보자고 시작된 이 운동은 문화혁명 때 잠시 중단되었지만, 낮은 수위에서 아직도 계속 진행 중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확실한 평가의 장이며, 진보개혁세력에게는 돌파점이다. 하지만 지금의 야당세력이나 우후죽순 만들어지는 단체들의 이름과 대안 없는 원론적인 말들을 들으면 걱정된다. 세종시는 지방 부활의 거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들여다보아야 한다. 이제 중앙정치를 떠나 지방에서 현지 주민과 고락을 같이 하는 현장정치가 필요하다. 차기 대권, 서울시장, 지방단체장에 연연하지 말자. 기초의원이나 지방의원 얼마나 좋은가? 기초가 튼튼해야지 중앙을 운영할 수 있다. 마음은 중앙에 두고 고개만 지방에 두지 말자.
유시민도 내년에 광역단체장 말고 기초의원에 출마하면 좋겠다. 노무현이 마지막으로 꿈꾸었던 기초의원. 과거 정권에서 일했던 많은 명망가들이 기초의원으로 출마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의원직을 사퇴하고 길거리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최문순 씨나 천정배 씨도 기초 의원에 출마하면 내년 지방 선거가 얼마나 희망되어 씨앗이 움틀 것인가. 대선 생각은 접고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 하방하자. 하방을 위한 하방이 아니라 진정 지방을 서울로부터 해방시켜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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