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미누 씨(가운데). 꽃보다 아름다웠던 미누 씨가
어제 강제 추방당했다."(사진출처:아시아의 친구들)
미누 씨가 화성 외국인 보호소에 쓴 마지막 편지(10월 21일 작성)를 읽으면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떠올랐다.
외국인 노동자 50 만 시대, 한국의 다문화,다인종을 바라보는 현실이 부끄럽다.
관용과 배려, 다름의 문화가 실종된 사회.
무슨 심판 받는 느낌이다.
18년간 세월동안 살아왔던 한국은 이제 살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심판...
누군가를 해치고,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늘은 이 기분이 몹시나 깊게 느껴진다.
실은 오늘 상담하다가 담당자인 김호준 실장이“미누씨는 여기 짧게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뒤에 “대사관(네팔)쪽에서 전화가 왔다 우리가 압력 받고 있으니 상황이 좀 그렇다”
도전 메시지 같았다.
역시 약한 나라일수록 자별과 무시가 밥 먹듯이 반복 또 반곡 하더군.
완전 무식한 행동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던, 죽던 내 삶의 걸리는 문제인데...
나에게 아무런 배려 동의 없이 이런식의 행동의 반복은 다시한번 생각해야 한다.
18년동안 나의 모든 것을 바쳐 왔는데 당신들도 잘 알고 있으면서
이런 인간 이하의 행동 하는 것은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한국을 비하하는 거다.
욕하는 것이다. 아니 그 이상의 행동이다.
한국이 걱정된다.
어쩌면 사랑 받지 못하는 나라가 되면 어쩌지?.....
차별, 무시 아픔을 담고 돌아간 많은 이들의 상처를 어떻게 치료 할 건가?
그냥 깡그리 무시해 버릴려는 건가?
아님 모른 척 할 것 인가?
그렇게 그냥 세월 속에 묻어 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천만에 말씀!
반드시 책임질 날이 올 것이다. 나는 믿는다.
이주민들의 역사를 이런 사건들만으로 치부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간 힘들게 살아왔지만 후회는 없다.
내가 했던 것들이 한국을 돕는 일이 되었으면 한다.
어쩌면 이것이 여기서의 마지막 편지 일지도 모른다.
미누
화성 보호소에서
10월 2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4월 국정회의 때 “다인종·다문화로의 진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억제의 단계를 넘어선 만큼 양적·질적 차원의 세밀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네팔 출신의 미누 씨가 지난 8일 체포된 이후, 어제(23일) 한국 사법당국에 의해 강제 추방당했다. 1992년 미누 씨는 밥을 찾아 한국에 왔지만,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외국인 노동자 인권’을 위해 노래를 불렀고 영화를 만들었다. ‘개인의 밥을 넘어 함께 나누는 밥’을 위해 거리의 음유시인이 되었던 미누 씨. 18년 한국 생활을 뒤로하고, 원치 않는 귀국길에 미누 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말은 없어도 가슴이 저며온다.
한국에는 100 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다양한 이유와 속내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밥벌이를 위해서, 제 2의 삶을 위해, 자국의 정치적 탄압을 피해 한국에 둥지를 틀었다. 한국 사람들도 자의 반, 타의 반 여러 사정으로 외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 2백만명이 넘는다. 가난했던 한국은 조국 근대화의 이름으로 외국에서 노동자로 삶을 살았다. 박정희시절에 한국의 간호사와 광부들은 국가의 이름으로 독일에 파견되었다. 이것뿐이겠는가? 한국 경제발전에는 보이지 않는 재외 한국인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 외국에서 삶을 꾸려간 사람들은 유색인이라는 이름으로 인종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21일 ‘일회용 노동자: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상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현재 이주노동자들은 여전히 심각한 인권침해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의 이런 상황은 세계화의 역설이다. 국경을 넘어 자본과 사람이 이동하는 것을 경제성장의 기본이라고 외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생각에는 인권이나 환경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들이 빠져있다.
스리랑카에서 온 이주노동자 A(34)씨는 경상남도 진해의 한 선박부품 공장에서 일했다. 어느 날, 그는 떨어지는 150kg의 철제 파이프에 맞아 발가락 5개와 손가락 2개에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2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했으나 고용주는 당장 출근하지 않으면 해고할 것이라고 협박해 퇴원해야 했다. 그러나 A씨는 다리가 너무 아파 제대로 서있지도 못했다. 2층에 있는 집을 오르내리는 일상생활마저 어려웠다. 일을 할 수 없는 그에게 화가 난 고용주는 그를 출입국관리사무소로 끌고 가 노동 비자를 취소시켰다.
(국제 엠네스티 ‘일회용 노동자: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상황’ 중에서/내일신문 인용기사)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분명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열린 다인종, 다문화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단일민족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민족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단일민족은 이제 의미가 없다. 우리가 과연 외국의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단일 민족인가? 인종 우수성, 단일 민족 주장은 인종차별을 낳는 불씨다. 지난 역사의 광기가 부른 전쟁과 폭력에는 인종 문제가 있었다. 인종청소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차별했고, 몰살시켰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는 “ 국내 거주 혼열인의 42.2%가 교육, 고용, 혼인에 있어서 피부색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차별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 라고 밝혔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 새로운 혼열 코시안이라고 불리는 아이들. 이들은 우리가 안고 가야할 사람들이다. 외국인노동자 뿐만 아니라 코시안이라는 불리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어야 한다. 혼열이나 코시안이라는 말도 사라져야 한다.
“ 초·중·고교 역사교육에 단일 민족 신화를 걷어내는 일이야말로 건강한 다민족국가로 가는 첫 걸음”이라는 양창호 교수의 말이 지금 대한민국의 다민족, 다문화 정책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모로코 출신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사회심리학자인 타하르 벤 젤룬(TAHAR BEN JELLOUN)의 말은 미누 씨가 강제 추방된 어제, 오늘, 내일을 돌아보고 살펴보면서 음미해 볼 만한 말이다.“인종은 존재하지 않으며 인류만이 존재할 뿐이다. 인간의 다양성은 풍요로움이지 장애가 아니다. 한 존재를 존중하면서 우리는 삶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과 다양함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존중을 배우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승에 없고, 미누 씨는 한국에 없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 있다면, 미누 씨의 강제 출국이 있었을까?
아니면 강제 출국당했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
답답한 하루다.
<참고 및 본문 부분 인용 자료>
- 거짓된 진실(데릭 젠슨)
- 지식 e채널
- 인종차별,야만의 색깔들(타하르 벤 젤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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