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있지만 기억의 저편 되살아야 할, 산 현장 골목. 일제시대 서대문형무소 맞은편에 있던 옥바라지 골목. 형무소에 갇혔던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의 애환이 서린 그 골목을 보존하자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하지만 서울 종로구 무악동 46번지, 일명 옥바라지 골목에서 오늘 새벽 용역업체 직원들이 주민들을 강제퇴거시켰다. 새벽 6시반쯤 무악2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측 용역 60여명이 '구본장 여관'에 진입해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을 끌어냈다고 한다. 주민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옥바라지 골목 보존대책위원회는 1시간가량 대치했으나 강제집행을 막지 못했다. 용역이 건물 안에 소화기를 분사했고, 평소 지병이 있는 한 주민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이길자 구본장여관 주인은 "여기는 정말 옥바라지예요. 일제 강점기 때부터 여기서 옥바라지한 사람 무지 많고… 건물이 헐리지 않고 여기가 역사관으로 변화됐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 대책위는 강제집행이 폭력적으로 진행됐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옥바라지골목 보존 대책위원회 관계자 "의지를 갖고 박원순 시장이 얘기했던 것처럼 정말 이 역사적 가치를 지키고 옥바라지 타운을 만들려고 한다면 이곳을 어떻게든 보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의 무악2구역은 롯데건설이 아파트 195가구를 지을 예정이가. 철거 전 단계인 관리처분 인가가 났기 때문에 최근 명도소송에서 재개발조합 측이 승소한 상태. 서울시는 골목의 역사적 기록과 함께 인근 행촌동에 남아있는 흔적을 잘 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위는 옥바라지 골목의 100년 역사를 감안해 현재 남은 건물 일부만이라도 보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에서 재개발사업조합이 주민들을 강제 퇴거시키려하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골목 철거를 중단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소식을 듣고 오전 11시30분께 현장을 찾은 박 시장은 “서울시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공사는 없(게 할 것이)다. 내가 손해배상을 당해도 좋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철거) 공사가 너무 많이 진행돼 상황이 어려운 건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오늘 대책위와 만나기로 돼 있었는데 아침에 이렇게 하면 예의도 아니다. 설득과 함께 다른 길이 없는지 알아보자 했는데 만나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5시20분 시장실에서 대책위 관계자들과 면담할 계획이었다. 재개발 시행사인 롯데건설은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 약 1만㎡에 아파트 195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대책위는 “옥바라지 골목은 백범 김구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 갇혔을 때 어머니 곽낙원 여사가 삯바느질해가며 옥바라지를 하는 등 독립투사와 가족들의 애환이 서린 100년 역사의 현장이므로 보존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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