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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

엄용수의 이혼 다수결원칙과 사회환원

by 밥이야기 2009.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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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용수. 희극인 엄용수와 정치인 엄용수가 있다. 오늘은 1981년 KBS 개그콘테스트 데뷔한 중견개그맨 엄용수 이야기다. 1953년생이니, 중견이라 부르기도 원로라고 부르기도 겸연쩍다. .엄용수는 지금 세대들에게는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개그맨이다. 모르시는 분들은 심형래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다. 나이도 많지만 방송 데뷔 1년 선배이기도 하다. 한 때 인기가 많았던 개그맨이었다. 그 때문에 심형래와 함께 김청기 감독의 우뢰뫼시리즈 등 

코메디영화에 많이 출연하기도 했다. 엄용수는 정치인 성대모사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 엄용수는 달변의 개그맨이자 바둑(아마 6급) 두는 개그맨으로 알려져 있다. 바둑 해설 진행자로 꽤 오랫동안 시청자에게 얼굴을 내밀었다. 지금은 주로 지역축제나 각 종 이벤트 진행자로 전국을 돌고 있다. 엄용수는 반세기 넘는 이력을 살펴보면 2번의 결혼, 2번의 이혼 경험이 있다. 한번은 17세 연하의 여인과 결혼 8년 만에 이혼했고, 또 한 번은 8세 연하의 여인과 결혼 6개월 만에 이혼했다.

 어제 방송된 KBS 2방송의 ‘희희낙락’의 ‘조정위원회’ 꼭지에 출연한 엄용수. 게스트에게 조정당하는 조정위원회 단골출연진들이 두 번의 이혼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자, 예의 능청스럽게 화답했다. "실제 끝까지 함께 사는 부부가 33%다. 나머지는 모두 중간에 배우자와 헤어지게 된다. 다수결의 원칙으로 봤을 때, 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수결 원칙. 33%를 들으니 며칠 전 제주도 주민소환투표가 떠오른다. 김태환 제주도지사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투표율이 33.4%만 넘으면 투표 찬반이 개봉될 수 있었던. 이혼의 다수결원칙이라. 한국의 이혼율은 45~55%를 넘나든다. OECD 국가 중에는 1,2등 다툰다. 통계야 기준에 따라 다르니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다. 어쨌든 한국 사회에서 조기이혼율이 급증한 것만은 사실이다. 어렸을 때 본 외국영화나 드라마에서 이혼은 일상 같아 보였다. 요즘 한국의 이혼과 관련된 소재는 최대 관심사이자, 입방아 소재감이다. 특히 연예인들의 이혼은. 엄용수의 이혼 다수결원칙.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평생 함께 사는 부부가 33% 밖에 안 된다고 하니 왠지 씁쓸하다. 백년해로 오래 오래 같이 살면 좋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성격, 자라온 배경, 더 급해진 판단, 여러 이유로 이혼 할 수밖에 없는 이혼백태. 남녀 간의 관계에서 아니 삶에서 결혼과 이혼은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과 집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엄용수는 결혼과 이혼에 관련 두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엄용수는 기업CEO모임 자리에서 초청되어 기업이나 개인의 사회 환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도 사회 환원을 많이 했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사회 환원은 이혼이다. 헤어진 분들이 새로운 짝을 찾아 갈 수 있도록 사회에 돌려드렸으니. 엄용수는 효자로 알려져 있다. 아들은 셋인데, 며느리는 여섯 명을 안겨 드렸다고 말했다. 개그맨은 개그맨이다. 지금 엄용수는 혼자다. 후배 개그맨 황기순씨 가 결혼할 때, 부케를 받았다. 부케는 남자가 받든 것이 아니지만, 어쨌든 6개월 안에 결혼하지 않으면 3번 째 결혼도 날라 갈 수 있다.

 
은막의 여왕,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죽기 전까지 8번 결혼하고 7번 이혼했다. 엄용수는 세 발의 피다. 하지만 3번 째 결혼은 평생반려자를 찾길 진심으로 바란다. 2007년 한 때 엄용수는 포털 검색 순위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자신이 입양한 딸을 20년 간 키운 뒤 시집보내는 날 흘린 딸의 눈물 때문이다. 입양해서 자식을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친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 시집보냈으니. 엄용수의 딸로 입양된 사연도 애틋해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엄용수의 시골집에 세 들어 살던 남매가 가족을 잃고 보육시설에 맡겨졌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엄용수의 셋집을 찾아온 것. 엄용수의 모친은 이들을 거두자고 이야기를 했고 엄용수는 여섯 살 어린 딸을 가슴으로 안아 키웠던 것이다.

 
시집가면서 흘린 눈물을 떠올리며, 다수결 원칙(이혼한 사람이 더 많다)을 버리고 사회 환원 하지 않아도 되니, 혼자 사시던가. 결혼 한다면 딸을 보내는 부모들의 눈물을 떠올려 서라도 오래 오래 살기 바란다. 3번 째 결혼을 하게 되면 약속했듯이 축의금도 꼭 돌려주기를. 결혼도 이혼도 이벤트는 아니지 않는가.

 
그나저나 희희낙락 조정위원회 출연진들은 시청자들보다 더 웃는 것 같다. 게스트가 너무 웃겨서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