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장 대통령 사진을 보니, 4대강 사업이 떠오릅니다. 지금 한국은 장마로 물난리를 겪고 있습니다. 4대강 공사현장은 어떨까요? 지난 토요일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임혜지 박사(건축)와 번역연대는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이 유엔환경계획(UNEP) 슈나이터 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했습니다. 운하반대 전구교수모임은 2,500명의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왜 이분들이 지금 슈나이터 총장에게 서한을 보냈는지 정부는 그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슈타이너 총장 귀하,
저는 한국에서 2,500명 이상의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시민단체인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의 공동대표입니다. 우리 단체는 한국 정부의 대운하 사업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전문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우리 단체는 독일의 수리학 전문가 베른하르트 교수가 귀하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유엔환경계획(UNEP)의 입장에 우려를 표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습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 사업이 환경에 엄청난 파괴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알려왔으며, 우리는 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는 베른하르트 교수의 견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귀하가 그의 진심 어린 조언에 귀 기울이시기를 강력히 요망합니다. 귀하가 녹색뉴딜과 기후변화 대응전략의 우수사례로 인정한 바 있는 4대강 사업은 '강 살리기'라는 미명 하에 강변 생태계를 파괴하고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2009년 여름,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의 주요 회원들은 UNEP의 무스타파 카말 구예 박사와 니달 살림 박사를 만나 UNEP의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 중간보고서'에 포함될 4대강 사업에 대한 UNEP의 관점에 대해 논의하고, 4대강 사업의 환경적·경제적·공학적 문제와 무분별한 건설계획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UNEP의 중간보고서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4대강 사업에 대한 외국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구예 박사와 살림 박사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고, 실망스럽게도 UNEP 최종보고서 표명된 4대강 사업에 관한 견해에는 우리의 우려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우리는 무엇보다도 4대강 사업 마스터 플랜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10가지 주요 문제점을 지적했었습니다:
- 13.9조 원의 예산이 책정됐던 정부 주도 사업이 한 달 사이에 22조 원의 비용이 드는 사업으로 둔갑했다. 이것은 사업 준비가 미흡하고 사회적 합의도 부족하다는 증거다.
- 낙동강에 설치할 계획인 8개 댐에 수문이 설치되면 낙동강 전체 구간은 낙동 운하가 될 것이다.
- 낙동강에 10억 ㎥의 물을 확보해야 할 이유가 없다.
- 낙동강에서 4억 4천만 ㎥의 모래를 준설해야 할 이유가 없다.
- 홍수조절과 수질개선에 관한 한 본류보다는 지류에 투자하는 것이 더 급선무다.
- 전 세계적으로 홍수조절정책의 패러다임은 둑과 댐의 건설에서 벗어나 습지 조성과 범람원 복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 4대강 사업 착수 이전에 개방적이고 실질적인 자문 과정이 없었다.
- 적절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 2억 4천만 ㎥의 물을 확보하기 위해 농업용 저수지 96개소를 확장할 이유가 없다.
- 4대강 사업으로 한국은 물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국가라는 명성을 얻기는커녕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 국민 대다수는 4대강 사업이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없으며 4대강 사업의 정식 명칭에 포함된 "살리기"라는 표현은 '녹색 분칠'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9년 11월 26일 전국에서 약 1만 명의 국민이 이 사업에 반대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국의 녹색성장전략 및 4대강 사업에 대한 UNEP의 최종보고서가 전문가의 반대의견이나 국민의 분노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유감입니다. 아시겠지만 미국의 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는 언론자유에 관한 2011년 보고서에서 한국을 '언론자유국'에서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강등했습니다. 4대강 사업에 관한 한, 학계를 포함한 시민사회와 정부 측 간에 이제껏 의미 있는 소통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4대강 사업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력을 다해 사업을 진전시키고 있습니다. 4대강 공사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17군데 현장에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많은 농민이 4대강 강변의 농지에서 쫓겨났으며 그중에는 유기농업단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이 창출해낸 일자리는 정부가 녹색뉴딜이라는 이름으로 약속했던 수준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못 미칩니다. 4대강 사업이 완료되어 그 주요 내용인 16개 보의 건설과 준설작업이 끝나면, 그 유지를 위해 연간 1조 원의 비용이 고스란히 납세자의 몫으로 남겨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는 논란 많은 4대강 사업을 정당화하고 선전하는 데 UNEP 보고서에 담긴 긍정적인 내용을 일부 활용했습니다. 우리는 귀하의 언급과 UNEP의 보고서가 한국정부가 이 사업을 수행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데 부당하게 기여했다고 믿습니다. 또한 우리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귀하의 입장이 하천관리 및 하천복원전략의 미래의 향방에 대해 국제사회에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까 봐 염려됩니다.
그런 이유로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의 회원들은 이 사안에 관한 UNEP의 입장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귀하가 한국 4대강 사업의 목표와 접근방식 및 그것이 귀하가 대표하는 중요한 유엔기구의 국제적 사명에 합치하는가 하는 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셨으면 합니다. 우리 전문가들은 귀하가 요청하신다면 기꺼이 4대강 사업에 관해 전문적 의견을 제공하고 UNEP에 협력할 것입니다.
*출처:번역연대
대통령은 지휘자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삶을 제대로 꾸려나가게끔
균형잡힌 시각으로 지휘를 하셔야지요. 십장이라는 의미를 잘 아시고 쓰셔야지요.
국민은 대통령이 분대장 역할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왜 남의 일자리마저 빼앗으려 하나요?
차라리 4대강 공사현장에 가서 밤새워 가며 진두지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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