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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마이더스>. 부제는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돈과 인간의 욕망보고서'다. 회를 거듭할 수록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줄거리의 탄탄함과 출연진들의 연기와 재미 때문만은 아니다. 드라마는 허구의 세계지만, 현실을 반영하다. 드라마 아이콘(상징,기호, 초상 등)들은 현실의 아이콘이다. 서로 아이콘을 주고 받는다. 마이더스(미더스)는 만지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바뀌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왕의 이름. '마이더스의 손(Midas Touch)'은 현대 사회에서 욕망의 손이자, 성공의 신이 되었다.
드라마의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대한민국을 보이지 않게 주물럭 거린 돈의 실체와 그 돈을 둘러싼 세습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밑바닥 인생이 돈을 찾고 쫓는 과정이다. 눈에 보이는 재벌이 있는가 하면, 실체가 보이지 않는 재벌이 있다. 상속을 앞둔 재벌(땅부자)은 다섯 형제자매들에게 부를 넘겨 주려하고 있다. 김희애(극 중 유인혜)와 둘째 아들(유성준) 간의 부 세습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천방지축으로 자라난 재벌가의 아들, 딸들의 퇴폐적인 모습들도 자주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유성준이 돈을 횡령한 직원을 붙잡아 매값 폭력을 선사했다. 8억 중에 7억 7천 6백만원을 회수 할 수 있다고 심복이 말하자, 2천 4백만원 때문에 감옥에 보낼 필요있냐며 폭력을 값을 치룬다.
누구나 연상하셨을 것 같다. 재벌가 최철원(M&M 전 대표) 매값 폭력. 물론 경우는 다르지만, 자신이 곧 법이라는 과대망상증 환자의 면모는 같다. 인권이 보이겠는가. 돈이면 모든 것을 다 살수 있고 이룰 수 있다는 현대판 황금만능주의. 이런 아들이 부를 세습받는 가정은 드라마의 미래를 가늠케한다. 재벌가의 책임 변호사가 된 장혁(김도현 역)이 김희애의 요청에 부응해서 세습을 둘러싼 암투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조정래가 쓴 소설 <허수아비춤>이 떠올랐다. 허수아비춤은 한국 현대사 반세기를 좌지우지했던 재벌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다. 결국 돈과 욕망에 대한 보고서는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
마이더스가 돈과 욕망의 실체를 보여줄 것인지, 욕망의 열차에 탑승할 것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마이더스를 통해 돈에 대한 욕망에 대한 생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야를 가졌으면 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드라마의 아이콘을 통해 공정하지 못한 현실의 아이콘을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물론 드라마를 보지 않고도, 드라마에 소품으로 등장한 <삼성을 생각한다>를 읽어 보면 된다. 최철원은 매값 폭력으로 현실의 단죄를 받았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누가 단죄할 것인가? 지켜보자. 풍자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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