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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한 강사의 퇴출, 박사가 아니면 강의도 하지 못하나?

by 밥이야기 2011.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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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와 노동문제' 강좌를 살립시다!>. 인천대학교 총학생회 누리집에 수록된 글 제목이다. 2005년 인천대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2006년부터 '한국사회와 노동문제' 강의를 해온 하종강 소장.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강좌가 좌초위기에 빠졌다. 학교측이 학칙을 내밀며, 박사 학위(변호사,회계사, 기술사 자격 소지자 포함)가 없다며 강사 불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 소장은 노동계에 잔뼈가 굵은 노동문제전문가다. 30년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노동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공부한 사람이다. 참으로 이상한 학칙이다. 



<한국사회와 노동문제>
강사 : 하종강
- 한울노동문제연구소(http://lawhanul.com/) 소장
- 하종강의 노동과 꿈 http://www.hadream.com/

2005년 당시의 총학생회에서 기존의 강좌에서 가르치지 않지만,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해서 만들어 낸 (자주)강좌 중의 하나입니다. 2006년에 개설하여 5년 내내 최상위 강의평가를 받아왔습니다.최상위 평가를 받게 된 것은 수업이 널럴하다거나, 성적을 잘 준다거나, 그저 재미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강좌 자체가 유익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존의 강좌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노동', '노동자', '노동법'에 대한.우리 학생들은 졸업을 하게 되면 십중 팔구는 '노동자'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노동자가 되기 위한 준비는 잘 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노동법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교육이 잘 되어 있는 유럽의 나라들에서는 초중학교 때 노동법을 배우고, 가상 노사협의를 해보기도 한다고 합니다. 노동법이 약자인 노동자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지요..


사설이 길었습니다만, 이런 수업을 만들었던 취지에 가장 부합했던 분이 하종강 소장님이셨습니다. 그렇게 5년 동안 학생들에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셨고, 학생들은 대부분 만족을 해왔습니다.그런데! 이번 학기부터 강사가 바뀐다고 합니다. 물론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박사학위 소지자가 강의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은 찬성입니다. 하지만 교육의 질이라는 것은 학위 하나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분야에서의 충분한 경험 지식과 더불어 강의에 대한 노하우가 그 질을 담보할 것입니다. 하종강 소장님은 학위를 뺀 모든 분야에서 그 질이 담보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그간의 수업으로 입증되었습니다.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요구로 만들어진 강좌를, 학생들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훼손하는 것은 도저히 가만 두고볼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분명히 아실 겁니다. 학생회에서 이를 해결하라고 지난 한 달여간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답변이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이에 공감하는 분들. 특히 이 수업을 들은 학우분들께서 힘을 실어주십시오.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이에 관련한 소식을 전하고, 긴급히 모여야 할 때를 위해 비상연락망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주위에도 널리 알려주세요~~!

* 출처: 인천대 총학생회 누리집>>
<댓글 모음>

다른 모든 걸 다 떠나서 이 문제는 학생회 자존심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노 강의는 일반강좌가 아니라 학생들이 요구해서 만들어낸 강좌이고,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의미로 개설한 강좌입니다.

논의 없는 일방적 폐지는 독선적 학교운영의 신호탄이라고 판단됩니다.

결사저지합시다. (social)


일방통행적인 교양선택은 더 이상 그만,,학교 다니면서 교양다운 수업듣기가 얼마나 힘든지 다들 공감하는데,,

꼭 지켜져야합니다!(유길호)

하종강 교수님의 강의는 제가 대학을 다니고있다는 확신을 주신 분이었고..그분의 강의는 머리를 써서 듣기보다는 온 몸과 뜨거운 가슴을 통하여 들었던 소중하고 가치있는 강의였습니다.  하종강 교수님의 강의를 저 말고도 우리학교 모든 학생들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smile10)
교수님께서는 강의 중에도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박사학위가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 분야만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노동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노동사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학교 교양 중에서 동기 후배들에게 추천해 줄만한 거의 유일한 과목이었는데.. 꼭 다시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malang)



학생들로부터 최상의 강의평가를 받았던 강좌를 학칙을 내세워 폐지하겠다는 이유가 뭘까?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 노동자가 된다. 물론 창업을 해서 경영자가 될 수 있다. 노동자건 경영자건 한국 사회 노동 현실과 노동자의 권익에 대해 잘 알야 한다. 강좌를 직접 들어 보지는 않았지만, 하 소장의 지난 경험과 활동을 미루어짐작컨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강좌임에 틀림없다. 전공불문 대학생이라면 들어보아야 할 교양 강좌다. 전공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교양 강좌야 말로 학생들의 상상력을 키운다. 교양은 조미료가 아니다. 제대로 마련된 교양 강좌는 학생들의 생각을 살찌운다.


대학교는 왜 존재하는가. 학생들에게 질 높은 강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학칙을 내세워 강좌를 중단한다는 것은 왠지 냄새가 난다. 꼬투리 잡아 강좌를 일부러 없애버리겠다는 느낌마저 든다. 학칙이 중요한가. 학생들이 원한다면 학칙을 바꾸어서라도 좋은 강사를 초빙하는 것이 의무 아닌가. 인천대는 학칙, 특강대체 운운하지 말고 학생들 의견을 받아주길 바란다. 학생들이 원해서 만든 강좌였고, 평가도 좋은 강좌를 없앴다는 것은 문제다. 노동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지 훌륭한 경영자도 나온다. 경영강좌만 하는 전문가들은 흘러 넘치질 않는가. 도토리 키재기식 강의, 붕어빵 찍어내는 강의만 들으면 지식은 쌓일지 몰라도 지혜를 얻지 못한다. 좌편향이든 우편향이든 대학 시절에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체득해야 한다. 출세학만 판치는 대학은 대학이 아니다. 왜 뉴욕 증권전문가들이 필수적으로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손꼽아 추천하는가. 판단으 스스로 하는 것. 생각의 힘을 키워주기 위해 대학은 생각을 달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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