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프레시안
"KBS 상황은 신기록 작성하듯 나빠졌다". KBS 보도본부 소속 젊은 기자 25명이 성명서를 냈다. 2008년에 입사한 막내기자들이 왜 함께 펜을 들었을까? <누가 KBS의 명예를 실추시켰습니까?> 성명서 제목만 읽어보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오늘의 KBS는 안녕한가. 그렇지 못하다. 방송이야 시간대에 잘 나가고 있는 것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안녕하지 않다.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들은 막내 기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런데 걱정부터 앞선다. 비판의 글만 쓰면 징계감이기 때문이다. <추적 60분> 4대강편이 두 차례나 불방 되었을 때, 한 젊은 PD가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을 문제 삼아 징계방침을 밝혔다. 어디 그뿐이랴. 김용진 기자는 KBS 보도행태(G20 정상회의 과대 포장 방송)를 비판한 글을 썼다는 이유로 정직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사측의 유일한 권력 행사 무기는 징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영진은 새 노조 60명에 대한 폭풍징계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의 파업을 문제 삼았다. 단체협약을 빨리 진행하지 않은 사측은 잘못이 없다고 선언한 셈이다. 여기저기서 기자뿐만 아니라 아나운서 젊은 PD들의 반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경영진은 굳건해 보인다.
젊은 기자들은 60명이 아니라 보도본부 노조원 1,000명을 함께 징계하라고 말했다. KBS, 인간시대가 아니라 징계시대가 활짝 열리는 걸까? 결국 KBS는 사장과 경영진의 생각이 바뀌는 것을 기대해서는 힘들 것 같아 보인다. 사람을 교체하는 길 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의 흐름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고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기록하고 남기고 알려야 한다. 이럴수록 내부의 연대가 필요하다. 지금 KBS는 밥그릇 싸움도 아니요, 방송 공정성이라는 원초적 물음, 상식과 몰상식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군사독재정권 때도 다른 이유는 없었다. 방송의 민주화였다. 성명서를 낸 젊은 기자들은 “1980년대에 태어난 저희 대부분은 군사정권의 언론 탄압에 대해 책으로만 배웠습니다. 입맛에 안 맞는 기사는 막고 비판적인 기자는 잡아가두던 군사정권의 화석이, 저희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젊은 기자들은 책에서 배웠고, 지금은 현실의 공간에서 체험하고 있다. 과거가 현실이 되었다. 언론 자유가 짓밟힌 그 때 그 시절과 요즘을 함께 겪은 기자들은 데자부 현상을 느낄 것 같다. KBS는 2011년 특집 방송<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제1공화국(가제)>을 기획하고 있다. 내년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민감한 때다. 이런 시기에 이승만 특집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알듯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이승만을 이념적 뿌리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현실이다. 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편파, 왜곡 방송이 줄을 잇겠는가. 그렇다면 KBS의 양심 있는 구성원들은 신기록 깨듯 나빠지고 있는 상황을 정지시키고 불공정한 KBS 보도를 고발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국민들에게 홍보해야 한다. 젊은 기자들이 쓴 성명서를 통해 경영진 변화를 촉구하는 것(바뀌지 않기 때문에) 보다 뜻을 같이 하는 선배들의 직설과 격려가 필요할 때다.
>>KBS 젊은 기자 25인이 발표한 성명서(전문) /더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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