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밥’ 이야기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건강비결을 소개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날계란과 간장을 갓 지은 밥에 투하시켜 비벼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 다음 푹 주무신다고 하네요. 이른바 달계란 비비밥효과가 아침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몸이 가픈해진다고 하니. 소박한 밥상입니다. 오늘 밥 이야기라 비판은 가능한 줄이겠습니다.
저도 식욕이 없을 때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날계란 비빔밥과 김밥을 즐겨 먹습니다. 하지만 김밥은 직접 만들어 먹기에는 품이 많이 들지요. 하지만 김만 있으면 맨밥 넣고, 간장 뿌려 김치나 된장국과 함께 먹으면 되지요. 김밥이 꼭 요란할 필요는 없습니다.
*출처:노무현재단
노무현재단 누리집에 방문을 해보니 ‘노무현 김밥’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카피라이터 정철씨가 꾸미는 노무현가게의 오늘 메뉴인 셈입니다. 김밥을 제대로 만들어 먹을 때는, 먹는 순간도 좋지만 만드는 과정이 좋은 것 같습니다. 누구를 위해 정성껏 김밥을 준비하는 과정. 만들다가 등이 터진 김밥도 나오고, 홀쭉이 김밥도 나옵니다. 변형김밥이 속출하지요. 김밥말기 전문가가 아니라 그렇지요. 식구들은 김밥 만드는 풍경을 즐기지요. 다 만들어 놓고 먹는 것이 아니라 만들면서 주섬주섬 훔쳐 먹는 맛이 좋으니까요. 특히 옆구리 터진 김밥이나 김밥을 자르고 나서 볼품없게 양 쪽 터진 김밥 조각의 주인공은 언제나 우리들의 어머니였습니다. 고운 김밥은 자녀에게 주셨지요. 하지만 저는 그 못난 김밥이 맛있었습니다. 정철씨가 소개한 노무현 김밥은 바로 그 김밥입니다.
김밥에 들어간 재료들이 삐죽하게 나온 노무현김밥. 양쪽 끄트머리만 모아둔 김밥. 노란 계란(지단)이 노무현처럼 손드는 김밥. 이명박 대통령의 날계란 비빔밥도 좋지만, 노무현 김밥이 간절한 겨울 오전입니다. 오뎅탕에 노무현 김밥 몇 조각 먹으면 칼추위를 녹일 수 있을까요. 밥을 먹을 때 쌀 한 알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밥상에 올랐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세상풍경이 다르게 다가올 것 같은데.
이명박 대통령도 밥 한 알에 담긴 농민의 땀방울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 밥먹자고 일하고 정치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방학 중 결식아동이 굶는다면, 날계란 비빔밥이 잘 소화가 될까요? 노무현김밥은 노무현의 김밥이 아니듯, 이명박 날계란 비빔밥도 이명박의 날계란 비빔밥이 아닙니다. 서민들의 애환과 이야기가 담긴 김밥이지요. 서민들의 밥상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이제 밥의 정신을 살려야 합니다. 밥이 하늘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누구나 평등하게 나누어 먹는 밥. 이명박 대통령의 건강 비결에는 이처럼 누군가 묵묵하게 일한 사람들의 노고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하지 말까요? 그러면 남은 임기, 어렵게 공부할 때 그 마음으로 잠시 돌아가 보시길 바랍니다. 날계란이 밥에만 투척되는 것은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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