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밥

G(쥐)20에,고양이가 '쥐' 저격하면 어떻게 되나요?

by 밥이야기 2010. 11. 4.
728x90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 홍보포스터에 스프레이로 쥐를 그렸다가 검찰과 경찰이 “G20을 방해하려는 음모”라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기각당했지요. 지금도 인터넷 곳곳에서는 쥐(G) 타령입니다.  한 분이 트위터에 올린 고양이 사진. 합성인가요? ㅎㅎ 진중권씨가 사진을 보고 “사진 당장 삭제하세요. 큰일 나겠어요. ^^ ”라고 조언(?)을 해주었네요.




*이미지출처:http://twitpic.com/33hcqc


쥐 대신 고양이를 그렸다면...... 바로 구속이죠. 국가원수 암살예비죄. '야옹'이라고 말하면, 이적표현물이 되구요.... 쥐덫 놓으면 국가원수 납치음모죄... 길냥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스나이퍼를 고용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겠지요. (진중권)

 
외국에서는 거리 벽화운동이 단순 낙서를 넘어 사회 현실을 풍자하는 소통 매체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물론 경범죄로 구속되거나 벌금형을 받고 풀려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묵인해 주지요. 쥐는 고양이 앞에서 쥐약이지만, 만화영화 톰과 제리를 보면 제리(쥐)가 톰(고양이)을 갖고 놀지요. 동네방네 쥐들이 다함께 모여 영화관에서 고양이들이 학대받는 영화를 즐기기도 한답니다. 쥐에 너무 민감할 필요 없지요. 쥐가 프랑스 요리사를 돕는 전능하신 절대 요리지존 쥐가 나오는 영화(라따뚜이)도 있습니다. 쥐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애니메이션도 많지요. 남이 쥐라고 해서 스스로 쥐라고 단정 지을 필요 없습니다. 쥐를 경멸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사람도 그렇듯이 쥐도 쥐나름. 쥐이야기가 나왔으니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한 강연회에서 말씀 하신 <사형수와 쥐>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제가 한때 수감생활을 한 적이 있어요. 사형수들은 일심에서 사형이 확정되면 감방 안에서도 수갑을 채우니까 굉장히 초조해 합니다. 게다가 사형이 떨어지면 자꾸 딴 방으로 옮겨가고 어떤 때는 독방에 들어가기도 하니까, 그것까지는 초조한데, 대개 사형수들이 재판이 끝나고 독방에 가게 되면 상황이 달라져요. 어떻게 상황이 달라지냐. '나'라고 하는 그 자체, '자기'라고 하는 그 자체는 세상에서 이젠 끝난 거다 이 말이야.

자기 처하고 떨어지는 것이고 자식하고 떨어지는 것이고, 이 다음에 세상에 나가면 뭐 해보겠다는 거하고도 떨어지는 것이고, 자기가 단념하려고 해서 단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죄진 상황이 단념하게 하니까.

그러니까 '나'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촌보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이미 '나'라고 하는 것은 절멸상태로서 뒤에 있는 것이니까. 그렇게 되었을 때부터는 사형수들은 방안에 드나드는 쥐, 뭐 이런 것 있잖아요. 철창 밖에 이렇게 나무가 있으면, 그 위에다 먹다 남은 밥을 내놓는단 말이예요.

 그러면 새들이 와서 이걸 먹어요. 또 감방에서 구멍이 뚫려서 쥐가 좀 왔다갔다 하는 기색이 있으면 쥐를 위해서 밥을 남겨 놓는다구. 그러면 나중에는 어떻게 되느냐. 그 새와 그 쥐가 친구가 돼버려. 갈 생각을 않는단 말이야. 항상 밥을 놔두니까. 그리고 항시 쥐를 거부하는 마음이 없이 받아들이니까, 그러니까 입으로 '쮜쮜쮜쮜' 하면 쥐가 가까이 오고 또 이렇게 바투 오라고 하면 손에도 타고 몸에도 와서 놀기도 하고 이런다고. 쥐가 말이지. 저 쥐는 인간을 해치는 거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것을 전부 쏠아놓는 거다, 인간이 먹으려고 하는 것을 전부 도둑질해 가는 거다, 이렇게 되었을 적에는 그 쥐는 그렇게 안돼요. 그런데 쥐가 그렇게까지 가까이 올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그 사형수가 쥐에 대해서 무심하게 해줄 수 있으니까, 따뜻하게 해줄 수 있으니까, 말하자면 '바로 내가 너다' 하는 거나 다름 없거든. 거기에서는 '자기'라고 하는 장막을 벗어났기 때문에 쥐가 바로 사형수라고. 그런 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쥐가 편안하게 온 거라. 그렇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 베라먹을 짐승' 이렇게 되면 쥐가 가까이 안 온다 이거야. 그러니까 생명의 만남이라고 하는 것은 추운 티가 없어야 돼. 추운 티가 없어야 돼. 장벽이 없어야 돼.

 

黙庵禪師라고 묵암스님의 말씀에 이런 말이 있어요.
爲鼠常留飯 憐蛾不點燈 自從靑草出  便不下階行

쥐를 위해서 밥을 언제나 남겨논다.
모기가 불쌍해서 등에다 불을 붙이지 않노라.
절로 푸른 풀이 나니 곧 계단을 함부로 딛지 않노라.
옛날에 불가에서는 게송이라고 하는 시인데,
하나의 생명을 존중한다는 도리에 있어서 모기도 남이 아니고,
쥐도 남이 아니고, 미물 전체도 말하자면 남이 아니다, 그 말이에요

 (장일순 선생의 나락 한알 속의 우주에서 발췌/녹색평론사)




사람뿐만 아니라 쥐들도 G20을 축하해주겠다는데... 구속까지 시킬 필요있나요?





공감하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 클릭 - 더 많은 사람들과 관련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