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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배추 값 폭등을 바라보는 불공정한 시선들

by 밥이야기 201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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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 내 밥상에 양배추 김치를 올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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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 농림부 차관 : "조금 부족하면 한 포기 덜 담그기 해 주시면 어떻겠느냐. 우리 전 가구가 한 포기만 덜 담가도 약 3만 톤 이상의 수확증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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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한나라당 원내 대표 : "보름 정도만 기다리면 새로운 물량이 투입된다. 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힘드시더라도 기다려주시고, 김치 같은 것 드시고 싶더라도 좀 참아달라"


 

 
청와대 임태희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했습니다.배추 중간 유통과정에 대량으로 사재기를 하는 유통업자가 있다. 대표적인 불공정 사례가 배추 중간유통"

 
밥상에서 세상이 보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먹을 거리의 흐름(가격에서 유입경로, 건강 등)을 살펴본다는 의미와 밥이 하늘이라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배추 값 폭등이라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읽을 수 있지요. 유통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물론 임태희 실장이 말한 것처럼 사재기 유통업자가 있겠지요. 하지만 배추 값 폭등의 주요인은 아닙니다.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이윤을 많이 보기 위해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전문유통업자도 그렇고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 방송에서 대형마트의 유통 담당 직원이 산지에서 까지 물품구입을 위해 뛰어 다니는 현장다큐를 방송했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구입에서 판매까지 대형마트의 영향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대형 마트 입장에서는 보다 싸게 소비자에게 물품을 공급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싸게 판들, 누구의 호주머니가 더 두터워 질까요? 생산자도 소비자도 아닙니다. 대형마트의 상술은 박리다매. 여러 가지 판매 유인책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임태희 실장은 배추 값 폭등을 단순하게 유통업자 책임으로 국한시켜서 안 됩니다. 전체 농수산식품의 유통 구조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아울러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얼마나 될까 살펴보아야 하지요. 농민과 한국 농업의 현 주소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아래 통계 기사 참고)

 

식량자급률 문제, 줄어드는 농경지, 사라지는 농부, 소농 중심의 농업, 기업농의 한계 등 한, 두 가지 문제가 아닙니다. 설사가상으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농경지도 줄어 든 것 사실입니다. 배추 값 인상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배추 값이 폭등할 때마다, 중국에서 급하게 수입한다고 해결될 리 없습니다. 임시방편. 근원적인 수습책이 아닙니다.

 

중국과 주요 식량 수입 국가들도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식량 가격이 폭등할 때 언제든지 식량 수출 봉쇄정책을 펼 수 있는 국가들이 중국과 식량수출구들입니다. 여기에 가격 폭등에는 식량 메이저 기업들도 한 몫 거들고 있지요. 간단한 이치입니다. 수입되는 대부분의 식량들은 석유로 만들어 진다고 보면 됩니다. 석유 없으면 수입이 가능하겠습니까. 석유값 폭등은 식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농업에 대한 인식을 확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배추 값 상승은 빙산에 일각입니다.

 

 


사라지는 농부, 사라지는 땅

 

·우리나라의 농가(農家) 수는 얼마나 될까요?
2008년 말 현재 집계된 농가는 121만2천50가구로 전체 가구 가운데 7.3%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농가를 구분하는 기준은 생계,  영리 또는 연구를 목적으로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농업을 경영하는 가구를 말합니다.


· 조사기준시점 현재 경지(논, 밭, 수원지)를 10a(1,000㎡) 이상 직접 경작하는 가구
· 연간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50만원 이상으로 농업을 계속하는 가구
· 단, 판매금액이 50만원 미만이라도 조사기준일 현재 50만원 이상의 가축을 사육하는 가구

 

 

·농가에 살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2008년 말 현재 농가 인구는 전체인구 4천860만6천787명의 6.6%인 318만6천753명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는 매년 평균 1.76%씩 증가하고 있으나 농촌 가구는 매년 1.62%씩, 농촌 인구는 매년 평균 2.86%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2000년 농촌 인구와 비교해 보면 84만4천312명(약 21%)이 감소한 것으로, 이는 경기도 용인시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농촌 인구의 고령화를 감안하면 농촌공동화 현상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농부의 나이는?


2008년 말 현재 농촌에 거주하는 인구의 연령별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43%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농촌 인구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특히 여성 고령인구의 비율이 더 높다는 점도 눈에 뜨이는 점입니다. 또한 주 경제활동 계층인 20~40대의 비율은 25%로 상대적으로 낮게 분포하여 농촌 인구의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은 얼마나 될까요?
2008년 말 현재 우리나라 총 경지면적은 약 175만9천ha입니다. 경지면적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특히 최근 10년 동안 매년 연평균 0.8%씩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10년간 감소한 경지면적은 약 15만ha인데, 이는 광주광역시 면적의 3배 정도의 농사지을 땅이 사라졌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특히 작년 2008년에는 혁신도시 건설, 대규모 택지개발 등의 경지수용이 많이 이루어져 최근 10년 연평균 감소율보다 더 많이 감소했습니다.


2008년 말 현재 경지면적이 가장 넓은 곳은 전남 31만1천ha, 경북 28만1천ha, 충남 24만2천ha 순으로 우리 땅의 지리적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행정구역별 농촌 가구수는 경상북도에 20만3천169 가구 총 49만120명이 거주하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살고 있으며, 전라남도가 18만5천569 가구 총 43만8천961명으로 두 번째로 농촌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농가별 소유경지 규모는?
대부분의 농가는 경지를 소유하고 있고, 63%가량이 0.1ha~1ha (약 302평~3,025평)의 경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농가에서는 주로 어떤 작물을 키우고 있을까요?
벼농사 가구가 50% 가량인 59만8천420 가구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채소를 기르는 농가가 21.48%, 과수농가가 12.04%, 축산 6.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농가의 소득은 얼마나 될까요?
연간 50만원 미만 저소득 농가가 총 19만2천814 가구로 전체의 16%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1억원 이상 고소득 농가도 2만1천587 가구로 전체 농가의 1.7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소득 농가의 주요 영농형태는 축산, 채소, 과수 순입니다.

 

 

돌아오는 농촌, 시작하는 농부

 

·도시에서 귀농한 인구는 몇 명이나 될까요?
농림수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등했던 귀농인구가 최근 경제난의 영향으로 다시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귀농인구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6천409명에 달했으나 2000년 이후 경제회복에 따라 줄어 매년 8백여 명 안팎을 유지하며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2004년 1천3백2명을 기록하여 증가세로 돌아선 후 2005년 1천240명, 2006년 1천754명, 2007년 2천384명으로 급등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2008년도 전국의 귀농인구는 현재 시ㆍ도별로 집계 중인데, 역시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집계된 충남의 귀농인구는 지난해 227명으로, 2007년 157명에 비해 44.6%나 늘었다고 합니다. 경남 역시 2007년보다 34.7%가 증가한 373명이 농촌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농촌으로 이주한 동기는 무엇일까요?
농림수산식품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발표한 ‘농업경영인력 변동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농 동기를 ‘퇴직 후 여생을 농촌에서 살기 위해’가 23.2%로 가장 많았고, ‘농촌생활을 동경해서’가 18.5%, ‘부모의 영농승계를 위해’ 14.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귀농 유형은, 농촌에서 태어나 도시로 취업 했다가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 간 경우가 58.8%로 가장 많았으며, 순수 ‘도시인 귀농’으로 볼 수 있는 ‘도시에서 출생한 뒤 농촌으로 정착’한 경우는 17.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귀농 전 직업은 자영업이 37.1%로 가장 많았고, 이어 건설건축직 13.4%, 사무직 11.2%, 생산직 9.3%, 일용직 등 8.3%, 공무원 6.8%, 주부 7.1%, 영업직 3.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농촌 이주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조사에 따르면, 귀농 농가는 평균 7천400만원의 초기 자본금을 준비하여, 농지 구입에 3천420만원(46.1%)을, 주택구입에 3천60만원(41.3%)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촌으로 이주한 이후 전체적인 만족도는 어떨까요?
‘아주 잘한 편 또는 잘한 편’이라는 응답은 43.4%, ‘약간 잘못한 편 또는 아주 잘못한 편’이라는 부정적 대답은 9.8%에 불과하여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충남지역에서 긍정적인 응답 비율이 75.0%로 가장 높았고, 부정적 의견은 경남 17.7%, 전남 13.3%로 많았습니다.


또한, 농업 관련 교육 경험이 있는 귀농인은 16.6%에 불과하여 ‘영농기술 및 경험 부족’(37.8%)을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으며 ‘정부자금 지원 어려움’도 19.8%를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농촌을 떠난 사람들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귀농인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가 하면 귀농정착금을 지원하고 귀농학교를 운영하는 등 귀농인 유치를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농토에 돌아오는 사람들이, 인구 감소와 노령화 등으로 침체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고, 그 옛날 이 땅의 늙은 농부들로부터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모심과 살림의 지혜를 잘 가꾸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기사에 실린 모든 자료는 [농업경영인력 변동실태 조사, 농림수산식품부]와 [2008년도 농업기본 통계, 통계청]를 참고했습니다. 농업경영인력 변동실태 조사는, 2006년 한 해 동안 도시에서 농촌으로 전입한 ‘신규 귀농인’ 410 농가주를 2007년 11월 한 달간 방문·면접 조사한 뒤 2008년 발표한 것입니다.

*출처: 살림이야기(조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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