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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영포회 명단 보니, 한국 사회 연고주의 이대로 좋은가?

by 밥이야기 2010.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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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민간인 사찰로 ‘영포회’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영포목우회(영포회)는 포항·영일 출신 5급 이상의 중앙부처 공무원 모임이다. 대학과 큰 조직(기업, 공무원) 사회에서 학연, 지연으로 만들어진 모임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한국의 연고주의 문제를 꾸준하게 연구하고 제기해온 송호근과 김호근의 논문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내용들과 만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기업의 한 간부사원이 사석에서 한 말에 따르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정부의 관계부처에서 일하는 고교동창을 찾아갔더니, “야 임마, 니가 찾아올 줄 이미 알았다” 라고 말하면서 일이 났을 때 불쑥 찾아오지 말고 평소에 잘 찾아다니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어도 동창만은 바꿀 수 없다’ 한  60대에 접어든  남성의 발언이다. 이처럼 학연, 혈연, 지연으로 똘똘 뭉쳐 서로 정을 나누고 돕고 특권을 나누는 집단의식이 바로 연고주의다. 특히 한국은 박정희 시대 이후 부터 영남, 호남의 갈등 구조가 부활하고 이른바 티케이(TK 대구 경북 엘리트 집단)가 모든 영역에 거쳐 지배집단이 되어 왔다.

 
영포회. 영포회 입장에서야 연고주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사조직이 많고 많은데 왜 문제냐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듯. 당연 모임을 만들고 활동하는 것을 누가 문제삼겠는가? 하지만 영포회가 대통령 동향 모임이고 권력의 실세들이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문제다. 2008년 영포회 송년모임에서 왜 그런 말이 나와겠는가? 아무리 회식자리라해도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단순하게 넘어 갈 문제는 아니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모임에 참석해 건배사를 했다. 최 위원장이 ‘이대로’를 선창하자, 다른 사람들은 ‘나가자’로 답했다. ‘이대로’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라는 뜻으로 대선 캠프에서 쓰던 건배 구호였다. ‘나가자’는 ‘나라를 위해, 가정을 위해, 자신을 위해’라는 의미다. 포항이 지역구인 이병석 의원(국회 국토해양위원장)은 “(우리는) 이명박 정부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다지고 뒷받침할 후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후원한 박승호 포항시장은 “이렇게 물 좋은 때에 고향을 발전시키지 못하면 죄인이 된다”고 말했고, 최영만 포항시의회 의장은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예산이 쭉쭉 내려온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이 소개된 후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국회 예결위에서 이명박 정부를 ‘영포 정권’으로 규정하며 “영 국민을 포기한 정권, 영 상식을 포기한 정권, 영 경제를 포기한 정권, 영 지역균형발전을 포기한 정권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위클리 경향>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 과연 청와대는 몰랐을까? 이인규씨의 민간인 사찰이 PD수첩을 통해 널리 알려지자, 영포회 측은 이인규씨사 공식회원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인규씨도 비공식(?) 적으로 몇 차례 모임에 참석했다고 한다. 또한 사망한 김영철 당시 총리실 사무차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기자가 총리실 소속인데 왜 청와대 지시를 받나라 묻자 “공직기강은 청와대에서도 하는 일이니 업무적으로 연관이 있다.”라고 말했다.

 
처음에 민간인이라고 몰랐다고 발뺌한 발언부터, 청와대하고는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누가 믿겠는가? 이처럼 한국 사회 연고주위가 만들어 낸 자화상인 영포회는 이명박 정권 출범이후 힘을 발휘해 왔음이 분명하다.하용출(2006년 논문)이 조사한 재벌기업 전 직원과의 인터뷰(1999년) 내용은 살펴보자.

문: 정부와의 접촉은 어떤 식으로 하셨습니까?
답: 두세 다리만 건너면 학연, 혈연, 지연을 통해 청와대 비서실과 모두 아는 사이 아닙니까? 기업에서는 체계적으로 이것을 활용하는 겁니다.

 
인터뷰 내용은 길지만, 이 정도만 읽어도 한국 사회 학연주의가 만들어 낸 풍경을 읽어 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능력이 없는 사람도 실패의 원인을 연고주의의 부재로 돌릴 수밖에 없는 문화가 만들어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간인 사찰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민간인 사찰도 큰 문제지만,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출신) 내각 등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관을 바꾸지 않으면 근원적인 인적쇄신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연고주의를 바탕으로 한 인사정책이 너무 노골적이지 않았는가?  조선일보 마저 오늘 사설을 통해 <'영포회 논란' 덮어두고선 임기 후반 구정 운영 어렵다>며 일침을 놓았다. 연고주의 인사의 핵이 청와대라는 것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면서도 경쟁사회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처지인가? 청년실업문제를 이야기 할 상황인가? 무엇을 많이 아는 것 보다 사람을 더 많이 아는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인가?


 

 


  *명단출처:위클리 경향


- 관련기사 읽어보기>>'잊혀진 특종', <위클리경향>의 '영포회 大특종' [포항라인 120여명 명단] 구호는 "이대로", 노래는 "영일만 친구" (뷰스앤 뉴스)

 * 참고 및 인용자료: 정수복의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 송호근 논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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