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가 동쪽으로 떠난 이유’를 나는 모른다. 하지만 수경스님이 길을 떠난 이유는 안다. 하지만 세상 일 떠올랐다 물거품 지듯 깨져 잊힌다. 수경은 온 몸, 온 마음으로 4대강 사업을 거부했다. 왜 그는 4대강 중심에서 목 놓아 외쳤다가, 세속 일을 영원토록 지우기라 하듯, 길을 떠났을까?
사람들은 영악하다. 양면적이다. 스님 앞에서 합장하다가, 뒤돌아 ‘중머리 보세’라고 폄하한다. 인간 속성이다.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진정성은 언제나 통하게 되어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이 정도 비판하면 측은지심이라도 들 터인데, 그럴 생각 전혀 없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
문수 스님이 닫힌 문을 열고,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소신공양했다. 어떤 이는 죽음의 굿판을 또 벌이냐? 비판했다. 다른 이들은 눈물 흘리며, 방울방울 눈물들이 4대강에 이를 듯 슬퍼했다. 어제는 서울광장을 열어, 늦은 밤 많은 사람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면 촛불을 켰다. 아무 사고도 없었고, 충돌도 없었다.
반대하고 의심하는 것은 자칭 민주주의 사회라고 이야기하는 국가에서는 당연 보장 받아야 할 권리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반대를 억지로 막았기 때문에 문제가 문제의 실체를 넘어 문제가 되어 버렸다. 광장을 막으려 했기에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권력은 시대에 뒤떨어진 폭력과 유언비어를 내세우면, 광장에 선 사람들을 폄하하며, 몰아세웠다.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졌나?
꿈속에서도 물소리 아프지 마라/이가인
꿈속에서도 물소리를 따라간다
한낮에 떠내려가지 못한 나뭇잎이 비로소 떠내려간다
물소리가 물소리를 데리고서 간다
이마에 실린 땀방울꺼정 데리고서 간다
꿈속에서도 물소리 아프지 마라
수경스님은 길을 걷고 있다. 수경스님이 아파하는 물소리도 들리겠지만, 물소리 들리지 않는 팍팍한 빈곤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을 생각한다면, 포기하지 말고 절망 끝에서 희망을 다시 붙잡아야 한다. 4대강의 속살이 깊듯이, 4대강은 당장의 피부 닿음의 현실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오늘, 내일 죽을 것 같은데, 웬 4대강.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왜 4대강이 절실한지, 무수한 생명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으로 밀려 추락하는 삶의 현장을 다시 이야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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