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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근원적처방은 대국민담화가 아니라 대국민사과

by 밥이야기 2009.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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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불붙은 촛불시위. 바로 엊그제가 이명박 대통령이 이른바 반쪽 사과라 불리는 6.19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지 일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어제 이명박 대통령은 여야 대표와의 반쪽회동에서 “근원적 처방”이 담긴 대국민 담화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6월 달은 매년 한 번씩 대국민담화를 하거나, 하겠다고 약속하는 달로 지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청와대에서 6월 19일을 기념하기 위해 떡 돌리지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보통 대국민 담화는 국가위기나 비상정국, 아니면 국민과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나 국민을 꼭 설득시켜야 할 때 발표되곤 G합니다. 지난 해 대국민 담화는 담화가 아니라 대국민사과였어야 하는데 반쪽만 이야기하고는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촛불정국을 교묘하게 빠져나갔지요.

 
우선 지난 6월 19일 대국민 담화문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억하기도 싫으신 분들은 그냥 넘어가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석 달이 가까워 옵니다. 그 동안 저는 '경제만은 반드시 살려라' 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하루 속히 서민들이 잘 사는 나라, 자랑스러운 선진일류국가를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많은 국민들께서는 새 정부 국정운영에 대해 걱정하고 계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쇠고기 수입으로 어려움을 겪을 축산 농가 지원 대책 마련에 열중하던 정부로서는 소위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는 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심혈을 기울여 복원한 바로 그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걱정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의 방침은 확고합니다. 국민 건강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정부는 미국과 추가로 협의를 거쳐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이 국제기준과 부합하는 것은 물론, 미국인 식탁에 오르는 쇠고기와 똑같다는 점을 문서로 보장받았습니다.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수입을 중단하는 주권적 조치도 명문화하였습니다. 차제에 식품 안전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습니다. 지난 10년 세계 경제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동안, 우리경제는 그 흐름을 타지 못했습니다. 그 바람에 경쟁국들은 턱 밑까지 쫓아왔고 선진국들과의 격차는 벌어졌습니다. 바로 이 시점에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면 영영 기회가 없을 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에 진입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그야말로 역사의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지금 세계 경제는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유가, 식량 그리고 원자재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발 금융위기까지 겹쳤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치솟고 실업률이 올라가는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철저히 준비해서 빠른 시일 내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경제의 70% 이상을 대외에 의존하고 통상교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한미 FTA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입니다. 수출과 외국인투자가 늘고 국민소득이 올라갑니다. 무엇보다 3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새로 생겨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그토록 애타게 찾는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국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통상조건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것이 곧 한미 FTA입니다. 물론 농업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선 이미 폭넓은 지원대책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필요하다면 앞으로 추가대책도 강구할 것입니다.

한미 FTA는 지난 정부와 17대 국회가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궈낸 소중한 성과입니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기 위해서 그 무엇보다도 필요한 일이라고 온 국민이 공감했던 국가적 과제입니다. 미국은 비준동의안만 통과시키면 되지만, 우리는 후속조치를 위해 24개의 법안을 따로 통과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미국보다 앞서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17대 국회에서 이미 무려 59차례나 심의했습니다. 공청회와 청문회도 여러 번 거쳤습니다. 제가 5월 국회를 요청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전례 없이 임기 말에 국회를 열어주신 여야의원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회기도 임기도 며칠 남지 않았지만, 여야를 떠나 부디 민생과 국익을 위해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7대 국회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켜 주신다면, 이는 우리 정치사에 큰 공적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앞으로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더 가까이 국민께 다가가겠습니다.

지금까지 국정 초기의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입니다. 저와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하여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이제 모두 마음을 합쳐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가 힘만 모으면 이 어려움을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난관도 반드시 극복하고, 선진 일류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집시다. 모두가 다 잘 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갑시다. 우리는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대목은 둘째치고, 서민이 잘사는 나라, 광우병 괴담, 지난 10년 경제호황을 누리지 못했다는 부분은
이명박 대통령, 정부관계자의 수준과 인식을 제대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민이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부자가 더 잘사는 나라
광우병 촛불시위를 괴담으로 보는 인식 수순
경제불황을 지난 정권 10년의 탓으로 은근슬쩍 떠 밀어 버리는 야비함.

2009년 대국민담화는 얼마나 업그레이드되어 발표될까요. 그냥 하지 마십시오.
하시려면 대국민사과로 명칭을 바꾸고, 근원적인 처방을 받은 뒤 수술을 끝낸 다음 발표 하십시오.

근원적인 처방과 성찰을 하지 않고, 대국민담화를 발표 하신다면 이렇게 말씀 하시지 않겠습니까?


" 민주주의 후퇴라는 민심괴담 때문에 국민 여러분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나머지 내용은 들으나 마나 심심풀이 땅콩 수준도 안될 것 같아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