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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개각 없는 대국민담화 말짱 도루묵이다

by 밥이야기 2009.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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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빠진 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대표가 회담을 가졌다. 지금 시국에서 여당과 여당 같은 야당 대표 회담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청와대와 여당이 여론을 제대로 받아들여 현재의 난국을 풀어내려는 의지가 있다면,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을 포함해서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회담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회동자체를 거부하는 당이나 시민단체가 있을 수 있지만 삼고초려라도 해서 설득,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번 청와대 회동 또한 형식에 치우친, 불통정치의 연장선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사람과 여당의 대변인들이 쏟아내는 불통, 막말을 한편으로는 민심을 적대세력으로 몰고, 한편에서는 마치 이번 청와대 회담으로 국면전환의 제스처일 뿐이다.

 
그리고 내각 교체를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너무 안일한 생각이다. 원칙적으로는 이명박 대통령 말이 맞을 수는 있다. 사람만 바꾼다고 만사형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아무 원칙 없는 인사개편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 보다 폭 넓고 다양한 인재를 등용시켜, 남은 임기를 끌고 갈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그 전제는 우선 대국민 담화가 되어야겠지만 그 내용 속에는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체질개선을 할 것이며, 불통의 정치를 끝내고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꼭 물러나야 할 사람은 가려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그 의지의 시작은 바로 21세기 탕평책이다. 정파의 이익을 떠나 좌, 우 대립을 넘어 보편적인 인재 등용의 장을 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명박 정권은 이 난국을 뚫고 나갈 수 없다. 조기 레임덕에 빠지느냐, 초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한 실용주의 노선을 다시 살펴, 이루어 보길 바란다. 이명박 정권의 실용주의는 실용주의가 아니라는 반성과 성철에서 서민을 위한 실용주의가 과연 무엇인지 돌이켜 보아야 한다. 소수를 위한 실용은 실용이 아니라 다수를 억압하는 만행이다.

 
그 다음에는 현 정부 들어서 각 종 시국사건으로 구속된 사람들을 다 풀어주어야 한다. 다음에는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여러 국책사업, 법 개정 등 국민에게 여론을 물어야 할 것은 다시 묻고, 토론과 대화가 필요한 사업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해 바란다, 국민이 잘 살기 위해서는 갈등을 끝내자”라고 말하는 순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 질 것이다.

 
차라리 자신이 없으면 대국민담화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국민은 두 번, 세 번 속아 줄 마음의 여력이 없다. 국민의 닫힌 마음의 벽을 열려면 먼저 대통령이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발표된 시국선언문을 읽어 보길 바란다. 누가 욕을 하며 사람이 인상 기분이 좋겠는가. 그렇지만 대통령은 욕을 잘 들어야 칭찬도 들을 수 있다. 왜 나를 이렇게 미워할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를 살펴보아야 한다. 대통령께서 2박 3일간 시국선언문 검토 한다고 휴가를 쓰신다면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제발 이제 쇼를 끝내고 공생공사가 아니라 공존의 정치를 시작해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