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근원적 처방이란?

*이미지캡처 출처 :MBC



근원(根源)은 물줄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곳. 사물이 비롯되는 근본이나 원인을 뜻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여야대표(한나라당, 선진한국당)와 회동한 자리에서 인적개편은 하지 않겠지만 대국민담화를 통해 근원적 처방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참 쉬운 말 같지만 어려운 말입니다. 사람들이 병원에서 의사들에게 처방을 받을 때 가끔 근원적 처방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치료를 받고, 수술을 받더라도 근원적 처방이 될 수 없습니다. 술, 담배를 끊고 평상시에 체력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병이 재발할 수 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근원적 처방의 쓰임새가 다르겠지만 근원적 처방이라는 말은 기본적인 생활양식, 습관, 철학이나 생각을 바꾸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근원적 처방”이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한국사회에 근원적 처방을 내려주겠다는 건지,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가 근원적 처방을 받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주객(주체와 객체)이 혼동되지만 분명한 것은 문제가 발생하는 첫 지점을 찾아,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을 받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처방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처방을 받아야 할 대상은 분명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미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서 불통정부를 소통정부로 바꾸어라 등 넓고 추상적인 말부터 국정운영과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의 근원적인 처방 발언은 분명, 자기 성찰과 비전을 포함해서 구체적인 자기 처방을 내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여론을 들어, 국민에게 공감대가 마련되어 진다면 처방전을 바탕으로 함께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여론이 처방전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모아진다면 처방을 다시 내려야 하겠지요.

하지만, 다른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의 의견 수렴을 충분하게 들어 보지 않은 상태에서, 내각 교체 없는 대국민담화가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 불투명합니다. 왜냐면 국민의 처방전은 의사 몇 몇 사람들이 내리는 처방전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추측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국민담화가 나온다면 이야기는 뻔하지 않을까요. 물론 대국민담화가 나오기까지 한달 여가 남았으니 여러 창구를 통해 여론을 모으겠지만, 그것 또한 불투명 하기 때문입니다.

 

1. 지역감정, 좌우대립 등 불필요한 논쟁을 끝내자

 

- 식상한 발언이지만 하실 것 같습니다. 사실 지역감정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지역 감정을 언제나 이용하고 부채질 한 곳은 바로 정치권입니다. 정치문화만 바꾸어 내면 국민들은 지역감정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 다음에 좌우대립입니다. 좌우대립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 소리나 반대의견을 좌우로 구분한 곳은 일부 야당의 책임도 있지만, 근본 뿌리는 여당이나 이명박 정권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경제를 살리자. 그렇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국정과제나 정책이 잘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참여와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 경제살리기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있을까요. 누구나 인간답게 대우받고 살고 싶어할 사람들이 바로 국민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싶고, 집을 사고 싶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합니다. 현실이 말처럼 쉽게 되지 않으니 국민들이 불만을 가지는 거지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추진해 온 정부정책이 제대로 수립되고 집행되었는지, 국민 대다수가 행복한지 먼저 분석하고 살펴본다음에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3.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

 

- 소통하겠다는 말은 수차례 하셨습니다. 최근 MBC 백분토론에서 한나라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러니 국민들이 원통해 하는 겁니다. 끼리끼리 소통은 소통이 아닙니다. 국민들이 이야기 하는 소통은 넓게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시라는 것이 아닐까요. 소통을 막기 위해 소통하는 것은 밀실정치이지 소통정치가 아닙니다.

 

4. 국가 안보가 중요하다.

 

- 아마 모든 대국민담화에 단골손님인 “대북정책”에 대해 이야기 하겠지요. 참 민감한 부문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적대세력으로 간주하고서는 남북관계는 한치 앞도 나아 갈 수 없습니다. 남북관계는 복마전입니다. 정말 이 분야야 말로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합니다. 말 한마디라도 아끼고 조심해야 할 영역입니다. 평가하고 욕하는 거야 얼마나 쉽습니까. 그런데 대북강경론자의 원칙들은 항상 적대적인 욕과 평가가 시작이고 끝입니다. 누구는 북한에 대해서 평가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국가 안보를 통해, 신공안정국으로 몰고 갈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포용의 정치는 대북정책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런 발언들이 담겨지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만약 이런 수준의 대국민담화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냥 근원적인 처방 내리지 마시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십시오. 남은 임기 힘드시겠지만. 방안이 없을 듯합니다. 진정 대국민담화를 하시려면 남은 기간 동안 제대로 국민여론을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근원적인 처방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시면 안됩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성찰과 각오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