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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MBC 일밤 헌터스보고 119에 전화해보니?

by 밥이야기 2009.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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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두사미된 ‘MBC 헌터스’, 자진 폐기 될까?

 

 

새벽에 동물보호단체인 카라에서 메일 한 통을 받았습니다. 오늘(8일) 오후 공대위(헌터스폐기공동대책위원회)가 MBC 헌터스 첫 방영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힌다고 합니다. 임순례 영화 감독이 초안을 쓰고, 관계자들이 다듬은 보도 자료(헌터스 첫 방에 대한 공대위의 공식대답)를 읽어 보았습니다. 헌터스 멧돼지 편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 글을 쓸려고 했던, 필자의 생각을 바꾸어 먼저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MBC 일밤(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부활을 예고하면 김영희 PD가 전면에 나선 일밤은 첫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지요. 그렇지만 방송이 나가기 전부터 논란이 된 ‘헌터스’는 평가가 많이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방송이 나간 이후에도 공대위는 여전히 MBC 헌터스 자진 폐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개편된 일밤의 가장 두드러진 것은 ‘공익 버라이어티쇼’의 부활입니다. ‘단비(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단 하나의 비밀)와 ’우리 아버지‘는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헌터스는 부담감 때문인지, 용두사미가 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지요. 일밤은 컨셉은 분명 잘 잡았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수성을 심어 준다는 취지 자체에 십분 공감됩니다.

 
일밤의 기획은 어쩌면 보편적일 정도로 평범합니다. 단비는 우물 프로젝트는 이미 수많은 나라에서 기획되어 진행되고 있지요. 국내 환경단체(녹색연합 등)에서도 오래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우리 아버지’ 또한 아버지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보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두 꼭지(단비와 우리 아버지)는 강조하고 더 많이 알려져도 좋을 내용들이지요. 헌터스는 캐치프레이즈가 ‘대한민국 생태구조단’입니다. 생태라는 말은 쉬운 것 같지만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개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밤은 생태라는 시대적 화두를 조금 가볍게 접근해보자 생각한 것 같습니다.

 

만들다가 중단한 것 같은 우왕좌왕 헌터스?

하지만 예상대로 헌터스는 많은 결함을 드러내었습니다. 하다가 중단된 듯한 ‘헌터스’는 결국 동물, 환경 단체의 지적에 무대응 할 수 없었고, 안팎의 시선을 고려하다보니, 말 그대로 용두사미가 되었습니다. 아니 용의 머리도 꼬리도 아닌 결과를 드러내었지요.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트장부터 장비, 많은 MC들, 상당히 공력을 들였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멧돼지 피해 농가 어르신들의 반복된 말과, 이미 다 알려진 멧돼지 피해 현황(멧돼지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크다)을 보여주는 데 그쳤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질문만 던졌지요. “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또 하나 당혹스러웠던 것은 뜬금없이 흘러나온 이금희 아나운서의 내레이션이었지요. 편집과정에서 급히 집어넣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용어도 많이 순화시키려 노력했던 흔적이 보입니다. 멧돼지 ‘포획’을 ‘축출’이라는 표현으로 바꾸고 ‘엽사’를 ‘도우미’로, ‘사냥개’를 ‘도우미견’으로, 5명의 엽사들이 들고 있는 총기를 ‘돌발상황 대비용’이라고 친절히 소개했지요. 하지만 문화재훼손, 인간생명위협’, ‘사람들이 먹는 것은 다 먹어치운다’는 자막, 멧돼지로 인해 피해를 본 농민들의 절규를 ‘농민들의 한’”이라는 표현과 멧돼지들이 조상의 묘를 파헤친다는 표현은 여전히 헌터스의 한계를 들어내고 있습니다.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헌터스 제작을 위해 출연하신 마을 주민들을 보셨을 겁니다. 한국 농가가 처해진 현실에서 멧돼지가 차지하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지금 지방의 농가에는 어르신들이 땅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미 시골은 고령화로 접어든지 오래지요. 농민들의 한은 멧돼지가 아니라 바로 한국 농업 정책이 문제인 것이지요. 한국의 농업은 국가 균형발전 등 지방의 현실이기도 하면, 수도권 과밀화가 만들어 낸 현주소입니다. 진정한 생태의 의미를 찾으려면 농업살림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요. 물론 제작진들의 어려움은 이해 합니다. 하지만 생태구조단이라는 표현과 헌터스라는 이름조차 전혀 생태적이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림용으로 멧돼지 한 마리 포획한들 멧돼지 피해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조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헌터스에서 멧돼지를 추출해서 119구조대에 인계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119에 전화해보니, 결국 멧돼지 죽여야?

공대위
에서는 119구조대에 확인을 한 것 같습니다. “119에서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로 보내지긴 하지만 환경부에서 멧돼지 개체수를 조절하라고 공문이 내려왔기 때문에 구조 후 방사 개념이란 없으며, 결국 죽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공대위).”

 
일밤의 시청률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내심 두 자리 수를 기대했지만 김영희 PD 복귀 이전의 일밤을 떠올리면 선전한 것이지요. 필자는 헌터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도 일밤의 시청률에 지장을 줄 이유 하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단비와 우리 아버지를 통해 일밤의 제 2 전성기를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공대위의 자료에 소개되어 있는 한 초등학생의 글을 끝으로 MBC 일밤 헌터스에 대한 소회를 갈음하고자 합니다. 119에서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로 보내지긴 하지만 환경부에서 멧돼지 개체수를 조절하라고 공문이 내려왔기 때문에 구조 후 방사 개념이란 없으며, 결국 죽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공대위)”

 

* 공대위 관련 사이트(카라)>> 



광장을 시민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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