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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청계천 대통령의 착각과 한계

by 밥이야기 2009.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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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하천 청계천. 이명박 대통령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지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도 청계천에 대해 또 다시 언급했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는 청계천을 실패한 하천을 보고 싶습니다. 생태하고는 거리가 먼 하천입니다. 전기 끊기면 흐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속도전의 사나이입니다. 속도만이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한 치 앞만 보는 것이지요.

 

오늘 한 블로거(김호영)“대통령님, 박경리 선생께 쪽 팔리지 않습니까?”(읽어보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정말 쪽팔려하셔야 합니다. 작고하신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은 청계천 구상을 오래 전부터 하신 분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 되었을 때 “박경리 선생이 당선시켰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야기가 나돌았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박경리 선생이 두고두고 후회하셨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시장 임기 내에 속도전을 펼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박경리 선생은 청계천이야 말로 생태하천이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청계천을 복원시킨 사람은 국가의 지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지도자란 말에 혹해서 생태는 보지 않고 공사만 본 것이지요. 그래 청계천 만들면 대통령 될 수 있어. 야심만만.

 
박경리 선생은 아시다시피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 구상을 실현하겠다고 했을 때 도와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실망해서 빠져나오셨지요. 빨리빨리 대충대충 뚝딱뚝딱에 실망해서입니다.

 “처음, 청계천 복원을 꿈꾸던 몇몇 학자들이 십년 후에나 가능할까, 이십년 후에나, 하면서 토지문화관에 모여 두 차례 세미나를 개최했다. 어쨌거나 그것이 발단이 되어 시작이 된 청계천 복원 사업이다. 지금의 형편을 바라보면서 미력이나마 보태게 된 내 처지가 한탄스럽다. 발등을 찧고 싶을 만치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차라리 그냥 두었더라면 훗날 슬기로운 인물이 나타나 청계천을 명실 공히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몇 년은 더 벌어먹고 살았을 텐데. 노점상인들이 안타깝다.”<2004년 3월 5일자 동아일보 박경리 선생이 기고한 글의 끝 부분>

 
청계천 속 빈 강정입니다. 개인의 권력과 안위를 위해 만들어진 사상누각입니다. 청계천에 기고만장, 국민의 60% 이상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청계천처럼 밀어붙이고 있으니까요. 이명박 대통령의 착각은 청계천입니다. 성공한 사업으로 판단하고 있으니, 보이는 것이 있겠습니까. 욕 들어 먹을지라도 하면 된다. 직언을 해줄 사람들은 없고 아부꾼들만 있으니 요지경 이 지경 세상이 되었습니다.

박경리 선생이 만약 살아계셔서 ‘4대강 살리기’ 졸속 추진을 보셨다면, 분노를 넘어 절망하셨을 겁니다. 브레이크 없는 불도저가 박경리 선생이 평생 담아낸 한국의 토지와 강을 망가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2의, 제3의 청계천 대통령이 탄생되지 않도록 우리시대 일그러진 영웅이 나오지 않기 위해 오늘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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