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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한 외국인이 감상한 <대통령과의 대화>

by 밥이야기 2009.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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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청와대>

 

같은 동네에 외국인 같지 않은 외국이 살고 있습니다.
이분의 국적은 프랑스. 엄밀히 말하면 교포 2세?.
태어나자마자 부모 따라 프랑스 갔다가 눌러 앉아 살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프랑스인. 어머니는 한국인.
필자가 살고 있는 한 모임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온지는 1년이 넘었습니다.
한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지요. 한국말을 잘 하지만 생각은 프랑스인처럼 합니다.
프랑스처럼?
아직은 한국 상황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머리는 프랑스, 가슴은 한국, 경계인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어제 모임에서 이 친구가 갑자기 <대통령과의 대화>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너무 신기했다고.' 신기전도 아니고 신기라?
 물어보았습니다. “뭐가 그리 신기 했어요”.
 이분의 한국 이름은 한수입니다. 정태춘의 노래(탁발승의 노래) 가사 중에 한수라는 이름이 나오지요.
 한수 씨는 일부러 보았다고 합니다.
 하도 사람들이 술자리나 모임에서 이명박 대통령, MB,MB 대통령 마구 마구 이름을 불러대니 
 너무 궁금해서 일까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100분 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소감은 과연,
듣고 싶지도 않았는데 말을 꺼내니? 도리없었습니다.
지난 두 번의 대통령과의 대화 시리즈는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다가 조금 지겨워 다른데 돌렸는데, 선택권이 없더라. 정말 대단하다. 동시에 이렇게 생중계 해주니”

" 박정희 대통령은 사진을 보아서 아는데, 비슷하게 생겼다 "

“프랑스도 대통령이 출연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굉장하다. 한국 사람은 정치에 너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 방송 전에 사과한다는 말을 신문기사에서 읽었는데, 보니까 사과도 사과지만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시키는 것 같았다 “

“ 사회자나 패널은 왜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대통령이 혼자 나와 이야기해도 될 것 같아 보였다 ”

" 다양한 주제가 나온 걸 보았는데, 끝장 토론이 맞는 것 같은데, 대화인가 독백인가 잘모르겠다 "

" 프랑스에서는 한 주제가지고 몇 달 간 토론도 하는데.....일년 넘게 토론이 이어진 사안이 많다."

“ 대통령이 참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것 같다 ”..................................................
 

마지막 말이 조금 거슬리기는 했지만,
뭐 평가(방송 소감)야 자유니까. 웃어 넘겼습니다.
필자가 ‘대통령의 부지런?’에 대해 부연설명을 해드렸습니다.

“ 한수 씨, <대통령과의 대화> 생방송 프로그램이 끝나고, 우리처럼 모임 끝나고 막걸리 마시듯
대통령도 막걸리 한잔 한 것 같아요. 일요일 인데 '하반기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이라는 회의도 진행했다고 하네요”

 한수 씨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일요일인데 왠 회의냐고. “긴급회의 인가요”.
 저는 잘라 말했습니다. “아니 다고”.
 한수 씨는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쉴 때는 좀 쉬고 여유가 있어여지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게요
“맞습니다”

 
공사현장은 눈과 비가 오면 공사가 중단되지만(공사 조건과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이명박 정부는 눈과 비가 오나 공휴일이나 일한다고,
일은 하지만 하는 일마다 비판 받는다고, 조급증과 불안감. 자기 아니면 되는 일이 없다는 착각.
남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고, 반대하는 무조건 배척하고, 용서와 화해가 없는
관용(톨레랑스)은 사라지고, 관치와 약자에게 수치심만 심어 주는 정부.

일중독(Workaholic)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어떤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싶었는데, 참았습니다.
 <대통령과의 대화> 끝까지 볼 정도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실상을 잘 알게 될 것 같으니.

 
“한수 씨 대한민국의 직장인 50%가 일중독에 빠져있다고 합니다. 일중독도 나름, 자기가 즐거워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겠지요. 문제는 남까지 괴롭혀가면서 일하는 일중독자가 문제입니다. 일(fast work)이 아니라 느린 걸음(slow walk)이 필요하지요. 달팽이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 느림의 상징 달팽이 너무 많이 먹지 마세요. 가끔은 달팽이 같이 생각하고 사는 것도 필요합니다. 빠름의 상대적 의미만 느림에 담겨있는 것은 아니지요. 느림에는 남을 존중하는 배려, 소통, 대화, 생태적 삶이 포함된 포괄적개념이자 지향입니다. 당신도 환경운동을 해서 잘 아시지 않나요. 속도와 경쟁, 남을 무시하고 밟고 살아가는 세상. 자동차 대한민국의 현주소랍니다.”

 
입 문턱까지 나온 말들을 꾹 참으며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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