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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손석희 ‘고별 100분 토론’ 기대와 아쉬움

by 밥이야기 2009.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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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론방송의 새 마당을 연 MBC 100분토론.
지난 10년의 세월은 정권교체를 통해 한국 민주화의 자리매김과 함께한 기간이었다.
군사독재와 권위정부에 얼려 있던 언로가 트이고
모두가 자유롭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웹1.0시대와 웹2.0시대를 거쳤다.

 
그 중심에 손석희가 있었다.
7년 11개월 동안 마이크를 이어왔던 아나운서 손석희.
손석희를 볼 때마다 1992년 MBC 노조파업 때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손석희 나이는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50대 초반이다.
그러나 그의 얼굴을 볼 때면 언제나 28청춘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의 말은 단단했고, 날카로웠다. 어느 한곳에 치우쳐 있지 않는
토론진행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내일(목) 방송될 MBC 백분토론의 제목은 ‘100분 토론 10년 그리고 오늘’이다.
출연진이 아니라 주제가 아니라 오늘은 손석희의 날이다.
MBC 파업 때 호프집에 모여 MBC 노조원들과 함께 술을 마셨던
기억이 살아 온다. 그 때 손석희가 있었다.



 


  ▲1992년 MBC 파업당시 손석희. 노동조합 쟁의대책의원으로 활동하면서 MBC 언론자유의 마중물이 되었다.
  단결투쟁이라는 피켓이 들린 뒤에 가녀린 손석희의 얼굴이 보인다.



긴 세월을 함께한 100분토론. 아마 100분토론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손석희 이름 뒤에는 언제나 100분토론이 따라 갈 것 같다.

 
지난 10년과 오늘. 표현의 자유가 제약되고 있는 현실에서
100분 토론은 값질 수밖에 없다. 수많은 의제와 사람들이 100분토론을 거쳐 갔다.
100분 토론은 많은 정치스타들을 발굴하기도 했다.
한 때 진행자였던 유시민.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시사평론가 진중권.
어떤 이는 스타가 되기도 했지만 어떤 이는 욕을 바가지로 들어 먹기도 했다.

 
손석희. 이름 석자라면 정치권에 뛰어 들 수도 있었지만
교수와 방송인의 길을 걷고 있다. 많은 유혹이 있었지만 자리를 지켰다.
손석희 외길 방송을 생각하면, 작고했던 그의 친구였던 송인득 아나운서가
떠오른다. 같은 대학에 같은 아나운서. 송인득 아나운서는 집요하리만큼
공부하면서 스포츠앵커의 자리를 지킨 인물이다.


▲송인득 아나운서가 유명을 달리했을 때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는 손석희


 

내일은 손석희 마지막 100분토론 방송이자, 100분 토론이 거듭나기를 바라는
시간이 될 듯하다.
언론가 다시 막히는 시대의 정점에서 100분 토론과
손석희를 다시 만나자.

있어야 할 것들은 사라지고, 사라져야 할 것들은 고개를 드는
소통불통의 시대가 사라지지기를 기대하며.



▲구속 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당당 손석희


그나저나 변함 없는 헤어스타일의 비밀이 너무 궁금하다.
한길 머리스타일, 한결 아나운서 손석희
언제나 외길, 의미 있는 길을 열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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