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달마가 이유없이 동쪽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떤 강요 때문에 혜택 때문에 갔겠습니까. 서쪽도 있고 남쪽도 있고 북쪽도 있을터인데.
요즘 세종시 기업도시 이야기를 들으면서, 국내 토종 인터넷 포털 기업 다음(Daum)을 떠올려 봅니다. 다음은 2004년 3월, 제주도청에서 다음 본사 제주 이전 협약식을 체결하면서 2년에 걸쳐 제주도 이전의 꿈을 하나, 둘 실현시켜 나갔습니다. 다음의 제주도행은 한 때 IT 관련 회사들에게 회자되었지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다른 포털 경쟁업체에서는 다음의 제주도 본사이전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도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은 이야기입니다.
비판적 의견을 보내는 사람들 대부분의 사고방식은 서울을 중심에 놓고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모든 것이 몰려 있는데 외딴섬으로 가서 경쟁력이 생기겠느냐는 것이었지요. 또 한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음의 실험에 격려를 보냈습니다. 몇 년이 지났습니다. 다음으로 내려간 이후의 성과를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닙니다. 다음을 일방적으로 칭찬해주고 싶어 쓰는 글이 아닙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펼치고 있는 다음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다음세대재단 외)은 평가해 주고 싶습니다. 다음은 제주도 미디어오피스와 서울 한남동 오피스가 있습니다. 서울이라는 공간을 아주 떨쳐버릴 수는 없었지만, 제주도의 실험은 분명 칭찬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이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장기 기업비전에 기초한 자발적 의지입니다. 우리나라 기업 속성상 경영자의 판단이 가장 크지만. 지방에 둥지를 틀겠다는 생각은 즉흥적으로 단순하게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지방에 대한 애착, 사업의 가능성, 지속성 등 여러 가지를 염두 해 두어야 합니다. 굴뚝 산업시대가 아니지 않습니까. 지속적인 기업으로 토종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 전제될 것은 회사 구성원들의 삶과 지방주민들의 정서가 잘 어울러져야 합니다. 기계적인 이전은 기계적인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저것 다 빼먹고 지방을 다시 황무지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 지방의 유무형자산을 뽑아 서울로 다시 보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방 살림을 위해서 대형마트형 체인기업은 지양해야 할 극복해야 할 대상입니다.
그런데 지금 추진 중인 세종시 기업도시는 많은 우려를 낳게 합니다. 세종시를 특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이 가더라도 연관성 있는 기업들이 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도 기업이 먼저 자기 판단아래 결정을 해야 합니다. 잘못되면 서울에 본사 세종시에 허수아비 본사가 들어 설 수 있습니다. 맥주공장이 들어서고 녹색기업이 들어서고 분별없이 무대책으로 기업들을 유치한다면 정말 세종대왕 이름이 부끄러운 도시가 탄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원안을 깨드리고 갑자기 기업도시를 만든다는 발상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대기업의 본사이전이나 공장이전, 대학교 이전이 뚝딱 몇 개월 만에 이루어질 사안입니까?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다음과 같은 포털기업도 아니지 않습니까? 한 기업이 지방에 내려가기 위해서는 기업인의 꿈과 의지, 소속원들의 마음이 같이 엮어져야 합니다.
억지가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 사람이 내려가서 살 생각은 하지 않고 효율성만 따진다면 국가 균형발전은 이루어 질 수 가 없습니다. 행정기관이 내려가고 사람이 내려가고 그 다음에 자발성에 기초해서 기업과 대학이 가면 되는 것이지요. 이미 대책까지 세워 놓은 세종시 해법을 마치 새것처럼 둔갑시켜 다시 꺼내들고 있는 것은, 분명 온고지신을 전면 부정하는 작태입니다. 공을 남한테 넘기는 아량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정권의 잘못된 욕망이라는 것 말고는 드릴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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