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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가을개편,언중유쾌 이외수도 짤리다?

by 밥이야기 200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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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는 얼음밥을 먹었다.

소설가 이외수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다.
폐간된 '소설문학'에 담긴 이외수의 이야기는 나에게 경외 그 자체였다.
너무 가난했기에, 그림과 문학에 목말라 했기에 겪어야 했던 고난사.

이외수는 칼바람 파고드는 강원도 겨울.
너무 배가 고파, 꽁꽁 얼어 붙은 얼음밥을 송곳으로 깨어 먹었다.
팥빙수가 아니라 밥빙수.

이외수도 방송국 가을 개편에 떨어져 나갔다.
MBC 표준FM '이외수의 언중유쾌'.
이외수와 짤려나간 것이 아니라 언중유괘 코너 자체가 일년 만에 폐지된다.

이외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를 남겼다.

"지식인을 자처하는 분들이 속칭 밥그릇 싸움으로 사생결단을 불사하는 모습들을 보면 지식이라는 것과 인격이라는 것 사이의 함수관계를 의심치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자기편이 독식해야 된다는 편견, 처절하다 못해 치사해 보일 지경입니다."


승자 독식의 시대.
독식을 비판하면 퇴장당하는 시대.

이외수의 언중유괘는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감수성을 살아 깨우는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언중유쾌가 불쾌했을까?
추풍낙엽지듯, 인위적인 가을 바람이
여러 사람 날려 보내고 있다.

그러나 떨어진 낙엽은 자양분이 되어
돌아 올 것이다.

'젊었을 때부터 언제나 세상이 나를 버렸네. 그 때는 나도 허기진 창자를 움켜 잡고 저 빌어 먹을 세상을 욕하면서 살았네. 하지만 이제는 아니라네. 아직도 저 빌어 먹을 세상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아서 세상을 끌어 안고 통곡하고 싶을 때가 더 많다네'

불괘한 가을 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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