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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이외수, "하나님, 도대체 왜 이러세염?”

by 밥이야기 200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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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동 마지막 녹화,이외수는 하나님을 불렀다?

 

 

하루하루 가을바람이 겨울을 예감시키시나브로 차가워지고 있다. 칼바람 부는 겨울은 아직 멀었는데, 세상은 한참 겨울같은 칼바람이다. 어제 김제동은 ‘KBS 스타 골든벨’의 마지막 골든벨을 울렸다. 눈물을 글썽거린 김제동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래도 김제동은 녹화현장에서 “KBS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제동, 가을 하늘처럼 마음이 깊고 넓어 보인다. 시청자들은 김제동 중도하차에 분노했지만, 김제동은 시청자들에게 너그러운 속내를 열어 보였다. 어찌하랴, 엎질러진 물, KBS가 입장을 바꾸겠는가? KBS는 김제동 방출과 관련 ‘가을 개편’이라고 짧게 공식입장을 밝혔다.

 가을개편이다. KBS야 이미 지난 정권의 잔재를 털어내었고, MBC는 100분토론 손석희만 교체하면 마무리 단계다. 김제동 소속 기획사 대표(다음기획/김영준)는 다음 아고라를 통해 "굴뚝연기는 나지만 밥 짓는 사람은 없는 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맞다. 가을개편으로 모든 것을 떠 넘기기에는 석연찮은 것들이 많다. 그래도 굴뚝에 연기를 끝내 피워 냈으니 도리 없다. 결국 KBS와 MBC 가을개편은 정리하자면 정권 입맛에 맞는 맞춤형 식단짜기다.

 
트위터 지존 이외수 선생은 오늘 자신의 트위터에 또 하나의 잠언을 남겼다.


 
“우리 곁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들은 어느새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리고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려야 할 것들은 악착같이 우리 곁에 남아 있네.
하나님, 도대체 왜 이러세염?”



 물론 문장에는 특정 인물(김제동, 손석희 등)을 지칭하고 있지 않지만, 현 세태를 낮은 음오로 질타하고 있다. 세상이 정말 그런가? 그렇다. 착한 사마리아인은 있어도 보이지 않고, 신개발의 이름으로 우리 사회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은 바람에 누워 풀잎이 되었다. 목자들은 하나님 우리 하나님을 부르며 사랑과 지은 죄를 용서해달라고 빌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다시 죄를 짓는다.

 
우리 곁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제각기 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편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편적 가치는 끝없이 잘못된 이상과 충돌한다. 이상은 욕망이다. 욕망과 권력의 이름으로 칼바람을 부리는 세상. 민주, 정의, 인권, 평등은 서서히 고개 드는 ‘한 손에는 법, 한 손에는 부’라는 괴물에게 잡아 먹히고 있다.

 부자를 더 부자 되게 만드는 세상, 가난한 자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 세상, 패자부활전이 없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그런데 세상은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비정상적인 사회를 왜곡하며, 세상을 꾸려 나가고 있다.

 사회에 꼭 있어야 할 소금 같은 사람은 없고, 별의 별 화학재료에 범벅이 된 소금 아닌 소금들이 대접받는 사회. 권위, 부패, 속도, 경쟁, 학연, 서열 등 사라져 버려야 할 것들은 바람에 다시 일어나 풀잎이 되었다. 김제동의 마지막 녹화, 하루가 멀다 하고 거리에 쫓겨난 비정규직 분들, 개발에 밀려 삶의 터전이 사라진 사람들...

김제동, 서러워 말라. 당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이 흘러 넘치는 사회다.

그래도 다시 바람은 불 것이다. 잠시 누운 풀잎은 일어서고, 꼿꼿하게 고개쳐든 풀잎 들은 다시 누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이치며 세상의 이치다. 지금 일어서서 칼춤을 추는 풀잎보다 못한 풀잎들아, 누운 풀잎 너무 밟지 마라. 밟아도 밟아도 고개를 쳐드는 풀잎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정권은 짧고 빨리가지만, 정의는 늦지만 다시 살아 날 것이다"

 
“ 하나님, 도대체 왜 이러세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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