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는 상처의 공간이며, 마음을 복원시켜야 공간이다. 많은 시민들이 위험 속으로 내몰렸던 19살 청년의 현실에 공감하고 있다. 컵라면 먹을 시간조차 부족했던 김 군, 사고 당시 얼마나 힘든 상황이었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실이 확인했다. 사고가 났던 구의역에 도착해 수리를 시작하기도 전에, 김 군에게는 또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JTBC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19살 김모 군이 이곳 구의역에 도착한 건 오후 5시 50분쯤. 그런데 김 군은 구의역에 도착하자마자 동료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을지로4가역에도 고장이 났다" "나 이제 막 구의역 도착했는데, 내가 갈까?" 유가족은 김 군이 항상 시간에 쫓겼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군 어머니는 "한 시간 안에 가서 고쳐야 되는 거예요. 거리 차이가 많은데 헐레벌떡해야 되는…그래서 밥 먹을 시간이 없었던 거예요." 사고 당시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장애 신고 현황을 확인해 봤다고 한다. 김 군이 구의역에 있던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 1시간 만에 지하철역 7곳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종각과 신림역 등 22개 역에서 모두 30차례 장애가 발생했는데 7건이 이 시간에 몰린 것. 김 군 동료는 "2인 1조는 꿈도 못 꿉니다. 끝도 없이 (신고가) 들어옵니다. 몸을 둘로 쪼개고 싶을 때도 많습니다." 지난달 장애 신고가 1시간 만에 5건 이상 동시에 접수된 건 39차례, 1시간에 10건이 접수된 적도 있다고 한다.
안전문 사망사고가 일어난 지 닷새째인 2일 사고 현장과 유족이 머무는 빈소에는 여전히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광진구 구의역 내선순환 방면 승강장에는 1천개를 훌쩍 넘는 추모 포스트잇(접착식 메모지)이 붙었다. 사고가 일어난 9-4번 탑승구 주변이 빼곡해지자 양옆으로 뻗어 나가 9-1번부터 10-1번까지 유리판을 가득 채워져 있다. 시민들은 '죄송합니다', '네 잘못 아니야',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 등 저마다 추모 글귀로 숨진 김모(19)씨 넋을 달랬다. 서울메트로가 아래층 대합실에 마련한 추모공간에도 시민들이 놓은 포스트잇과 선물이 가득했다. 임시 게시판을 가득 메운 포스트잇은 구의역 고객서비스센터 창문까지 모두 가렸고, 100송이 넘는 국화꽃과 음식이 테이블에 쌓였다. 고인의 모친은 조문객이 올 때마다 손을 꼭 잡고 감사를 표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컵라면은 잊을 수 없는 상징이 되었다. 위험사회를 털어 낼 수 없을까? 최선의 해답을 찾을 수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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