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사태가 번지면서 방향제 유해물질을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묵인한 것은 가습기 살균제 뿐만이 아니었다. 환경부는 현재 유통되는 방향제와 탈취제 등에 유해물질이 원료로 들어간 걸 알면서도 1년 넘게 방치해 왔다고 한다. 스쳐지나 가는 일이 아니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시중의 다른 방향제와 탈취제 사는 걸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자칫 호흡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간 유해성 물질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처럼 독성 물질이 방향제와 탈취제 제품에 쓰였다는 사실이 정부 용역 조사 결과 드러났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방향제와 탈취제, 방충제의 원료를 조사한 결과, 유럽연합이 사용금지한 유해물질 7종을 확인했다. 들이마실 경우 대부분 호흡 곤란이나 폐기능 정지,폐렴, 신장이나 간에 독성을 줄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환경부는 그러나 국내엔 사용을 금지시킬 명확한 법령이 없다는 이유로 1년 넘게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KBS 보도에 따르면 김필제(국립환경과학원 위해성평가연구과장)는 "죄송합니다. 외국에는 방향제,탈취제에 바이오사이드(살생물제)를 안 넣습니다. 방향제,탈취제에 넣는 순간 그건 바이오사이드 제품이 되는 겁니다." 13년 전에도 가습기 살균제 원료가 분사됐을 때 해로운지 여부에 대해 환경부가 이미 심사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환경부는 당시 유독물질이 아니라는 엉터리 심사 결과를 관보에 고시하고도, 지금껏 심사했다는 사실 마저 부인했다고 민변이 밝혔다. 뒤늦게 정부가 가습기살균제에 이어 유해물질이 포함된 방향제, 탈취제에 대해 판매금지 등의 조치에 나선다. 환경부는 방향제, 탈취제의 유해성 평가를 통해 상반기 중 판매금지, 의무표시 등의 제도화 방안을 마련한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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