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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진중권 교수 해임, ‘대학총장은 학생의 아버지’

by 밥이야기 2009.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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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경향닷컴


진중권 교수 해임으로 붉어진 중앙대 학생들의 시위. 학생들은 진중권 교수의 해임이 부당하다면 총장면담을 위해 총장실을 항의 차 방문했다. 중앙대 임직원들은 총장이 없다며 학생들을 막았고, 학생들은 퍼포먼스를 벌이며 해임 철회를 요구하는 레드카드를 벽에 부착했다. 학교 측은 ‘학교 건물에 무단 침입하거나 학교건물을 점거하는 행위를 한 자’는 처벌할 수 있다는 학칙을 내세우며, 시위학생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조영금 학생지원처장은 “상식적으로 봐도 아버지 사무실에 들어가서 항의한다며 빈집에 빨간 딱지를 붙이면 당사자는 얼마나 섬뜩하겠나. 그런 행위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관련기사 읽어보기)

 
대학총장은 학생들의 아버지가 아니다. 아버지로 상징되는 것뿐이다. 아버지처럼 자식을 사람 하는 마음으로 학교를 운영하라는 의미 아닌가. 자녀들이 아버지가 없는 집에 왔다고 처벌하지 않는다. 비유가 한 참 잘못되었다.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학교가 비즈니스 관점에서 학생들을 바라본다면. 학생들을 해고하는 회사에 불과하다. 그것도 학생들의 등록비를 받아서 운영하는 학교. 대학교의 주인은 학생과 학부모, 교수, 임직원들이다.

 
만약 그런 시각이 아니 다면, 학교는 임직원과 대학총장과 이사장의 것이라면, 아버지 운운하면 되지 않는다. 진중권 교수 재임용 탈락도 마찬가지다. 학칙과 원칙을 내세우며 대다수의 학생들이 좋아하는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는 것은 대학교의 아버지 총장이 할 일이 아니다. 대학교수는 대학총장이나 임직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대학마다 학칙과 원칙을 바꾸어 가며 좋은 교수들을 영입하는 마당에, 원칙만 내세워 인기 있는 교수를 몰아낸다면, 대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아니다. 대학총장과 임직원들을 위한 학교일뿐이다. 학생과 교수가 없는 권위의 상아탑이다.

 
비유를 들라면 아버지는 학생들을 현장에서 가르치는 교수다. 대학총장이 아니다. 존경하는 아버지를 학교에서 몰아내니 학생들이 항의하는 것은 인륜의 도리 아닌가.

변명이나 잘못된 비유를 들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학생들의 징계방침을 철회하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