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015 삶의 질(How's life?)'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한다. 한국은 최하위권(삶 만족도 순위,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7위). 예상했던 대로다. 한국은 10년 넘게 자살률 1위. 할 말 있겠는가? 부에 대한 가치 때문이 아니다. 빈곤의 사각지대만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학자들이 주로 쓰는 낱말이 ‘사각지대’. 혁신, 소통, 공유하는 단어가 난말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변화다운 변화 변신에 되어야 한다.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정체성을 바꾸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여야가 교환하는 정치판만 바뀔 뿐 일반 시민들은 사람다운 정情이 잃었다.
가족관계도 시나브로 좋아지지 않고 있다. 세대차이 의견차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래는 누구인가? 청년이다. 교육제도는 늘 엉망이고 청년실업은 이름뿐이다. 외교정책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지금 경제관을 믿는가? 누구를 믿는가? 다시 묻고 싶다. 삶의 질은 돈이 아니다. 가치다운 삶의 가치를 이루어야 한다. 가족과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 이웃경제, 양심 경제가 필요하다. 비판을 떠나서, 마지막으로 신동엽이 쓴 산문을 다시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에서 배우시길?
* 출처: 500px.com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가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대씩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지휘자 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 애당초 어느쪽 패거리에도 총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지성(知性)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을 아니하고도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내는 미사일기지도 땡크기지도 들어올 수 없소 끝끝내 사나이나라 배짱지킨 국민들, 반도의 달밤 무너진 성터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소리 춤 사색뿐 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신동엽 산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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