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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해병대 '기수열외', 국정조사가 필요한 이유

by 밥이야기 201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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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이 오리무중이다. 사건을 저지른 김 상병의 진술이 번복(기수열외다. 기수열외 때문이 아니다)되고 있고, '기수열외'로 인한 군 가혹행위의 속살이 들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이 김 상병의 정신 이상에서 더 나아가 기수열외가 빚어낸 참극이라는 고백이 담긴 언론보도가 나오고, 사전 공범(정 이병)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추가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고, 가혹행위로 자살한 사병이 있었다는 기사(SBS)도 있었다. 김 상병과 함께 사건을 모의했다는 사병(정 이병)이 부대원으로부터 갖가지 방법으로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MBC  뉴스 기사도 공개되었다. 내용을 옮겨보자. " 정 이병은 헌병대 조사에서 상병들이 인내심을 시험하겠다면 담뱃불을 팔뚝에 눌러 끄는 방법으로 세차례 화상을 입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 병장은 신학대학교 출신 정 이병에게 '병장은 하느님과 같으니 자신에게 기도하라'며 성경책을 불태우기도 했고 고참병들이 살충제를 바지 지퍼에 뿌린 뒤 불을 붙이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MBC 뉴스 김대경)"/기사 전문 읽어보기 클릭/.


 *영화 '어 퓨 굿 맨' 중 한 장면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몇 몇 분들은 영화 '어 퓨 굿 맨(A FEW GOOD MAN)'을 예로들며 글을 쓰기도 했다. '어 퓨 굿 맨'은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 폭행을 당해 숨진 한 사병의 죽음의 배경을 다룬 영화다. 숨진 병사(산티아고)는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다른 부대로 보내달라는 편지(전출 의사)를 상사(사령관)에게 보내지만, 무시당한다. 결국 산티아고는 숨지고 만다. 아니 살해당한다. 미 해병대의 암묵적인 전통인 '코드 레드(얼차려)'는 '기수열외'와 다를 바 없다. 소수정예가 되기 위해서는 참고 이겨야 된다. 어 퓨 굿 맨은 미 해병대의 표어다. 소수의 훌륭한 군인들. 소수 정예를 표방한다. 군 생활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헌병과 군 사법부(재판부)의 분위기가 얼마나 살벌한지 알 것이다. 나는 80년대 초 강원도 최 전방에서 군생활을 마지못해 했다. 군 사병 교육의 일환으로 군 재판 과정도 지켜보았다. 탈영병 재판을 지켜보았다. 계급 서열 중심이 가장 극심한 곳에서 과연 군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까? 의구심이 들었다. 군 자체가 폐쇄적 집단인데, 군 수사과정과 재판은 어떨까? 상상에 맡긴다.


영화 어 퓨 굿 맨에서 진실을 밝히는 법무팀이 과연 현실에서는 존재할까? 진실을 밝히는 편은 언제나 소수다. 어 퓨 굿 맨이다. 코드레드(불법적 가혹행위)와 기수열외의 진실을 밝히는 소수자가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어 퓨 굿 맨은 중의적(이중적 함의)인 표현이다. 과연 김 상병이 제대로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진실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김 상병과 사전 모의를 꾸민 정 이병은 어떤 심정일까. 이유야 어떻든 살인을 저지르고, 공모했다. 아무리 기수열외를 이야기해도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가 너무 크기에 과연 속내를 제대로 이야기 할까. 1차적 책임은 정 상병에게 있다. 하지만 1차적 배경을 만든 문화, 즉 기수열외 문화나 가혹행위에 대한 책임은 해병대에게 있다. 정 상병과 정 이병은 군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해병대나 군당국은 함께 책임져야 한다. 


국회 차원의 감사나 조사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국정 감사가 아니라면 국정 조사를 통해서 이번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예방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스쳐지나 가는 한 때의 사건으로 미루어 보내지 말자. 제대로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재현 될 수 있는 사건이다. 누가 소중한 아들이 군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죽음을 당하는 일이 생기기를 바라겠는가. 김 상병이나 정 이병이나, 둘이 이루어낸 참혹한 풍경의 바탕을 제공한  해병대는 답해야 한다. 아니 해병대 뿐만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왕따문화나 군 내의 가혹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방안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민중의 소리 보도(기사 읽어보기/클릭)에 따르면,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총상을 입은 병사가 한 시간이 지난 이후에야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한다. 선임병들에게 지혈을 부탁했지만, 나몰라해서 혼자 지혈했다고 한다. 이런 군대가 정상적인 군대라고 할 수 있나. 국민의 혈세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정부는 이야기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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