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의 탄생
오늘은 빨대이야기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가공된 빨대의 기원은 19세기말 미국의 담배 공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마빈 스톤)의 아이디어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퇴근 후 하루의 피곤을 풀기 위해 위스키 한 잔 빨려고 선술집에 들린 마빈 스톤 아저씨. 그 당시 위스키를 밀집으로 빨아 먹었다고 하네요. 술잔을 손으로 잡고 마시면 온도가 변하기 때문에, 위스키 맛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 빨대를 사용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매번 빨대로 술을 마시면서, 밀집 특유의 냄새가 오히려 위스키 맛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민과 고민 끝에 바로 이거야, ‘생각의 전구’가 깜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마빈 스톤이 담배공장에서 담당했던 일이 바로 담배를 종이로 감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래 담배를 감싼 종이에서 담배가루만 빼면 텅 빈 원통형 빨대로 만들 수 있겠구나. 밀빨대를 대체할 새로운 빨대가 구상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플라스틱은 괴상한 놈
세월은 흘러 플라스틱(합성수지)의 개발로 빨대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플라스틱. 대단한 위력을 가진 소재이지요. 플라스틱으로 세계가 돌아간다면 너무 과장일까요? 집안을 둘러 살펴보십시오. 밥그릇에서부터 각종 생활용품에 플라스틱이 다 침투해 있습니다.
집 안 뿐이겠습니까? 너무들 잘 아시다 시피 플라스틱은 ‘나쁜 놈, 좋은 놈, 이상한 놈’이 아니라 괴상한 놈입니다. 땅에 파묻어도 몇 백 년을 버티는 놈이니까요. 지구온난화의 주범 중에 하나라고 질타를 받는 불쌍한 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소비량은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지구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대부분의 빨대들. 꼭 음료수나 술, 커피를 빨대로 빨아 먹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빨대는 인스턴트산업의 첨가제와 같습니다. 인스턴트식품이 감미료와 포장만 바꾸듯, 빨대는 구부러진 모양에서부터 다양한 형태와 색깔로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빨대의 기능과 편의성을 떠나, 빨대가 얼마나 지구환경을 훼손시키는지, 빨면서 고민해 보아야합니다. 빨대로 빨때마다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것뿐이겠습니까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을 마실 수 있습니다.
오래된 미래 - 빨대의 재탄생
다시 진정한 의미의 빨대 역사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최고의 문명을 자랑하는 메소포타미아. 사실 메소포타미아인 들이 먼저 밀빨대를 사용했었습니다. 밀은 쌀과 더불어 인류역사 중에 가장 오래된 곡물입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이 중국보다 2,000여년 앞서 밀농사를 시작했지요. 밀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래된 미래 속에 빨대가 있었던 겁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밀빨대를 사용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예의주시한 일본의 한 디자이너(Yuki Iida)가 바로 밀로 만든 천연빨대를 개발했습니다. 이 빨대는 재활용, 재사용도 가능하고 땅에 묻으면 흙과 만나 쉽게 분해된다고 합니다. 물론 위스키 빨아 먹었던 밀집빨대처럼 냄새도 나지 않습니다. 이 빨대는 런던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디자인 대회 (Muji’s Design Awards/일본 무인양품에서 주최)중에 하나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무인양품 매장을 통해 시판이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한 디자이너에 의해 밀 빨대가 복원되었습니다(사진 위,아래)
과거 속에 미래있다라는 말을 재확인 해주는 디자인입니다. 작은 아이디어가 세상을 빠르게 바꾸지는 못하지만, 미래세대에게 지금과 다른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뀔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디자인이라는 말을 많이 하면서도, 아름답거나 예쁘거나 외형만을 봅니다. 인간을 위한 디자인은 바로 대지와 인간을 살리는 디자인이 되어야 합니다. 디자인은 정치와 경제를 뛰어 넘는 가치가 담겨있습니다.디자인의 정신으로 정치를 한다면 세상이 더 빨이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겠지요.
다시 밀빨대로 돌아왔지만, 가능한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좋겠지요. 미식가, 탐미가는 어쩔 수 없겠지만……. 계속 빠시데, 밀빨대를 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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