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늪에 빠뜨릴, 조관우의 '나는 가수다'

조관우. 국내 가수 중에서 팔세토창법을 따라 잡을 사람이 있을까? 팔세토(falsetto; 가성)은 성악에서 고성부보다 더 놓은 소리를 내는 기법이다. 무한도전에서 망가진 '늪'을 불렀던 정형돈. 조관우의 '늪'은 쉽게 따라 부르기 힘든 노래임에 틀림없다. 물론 자신의 창법으로 리메이크해서 늪을 선보일 수는 있지만. 잘못부르다가는 정형돈 꼴 난다. MBC '우리들의 일밤 - 나는 가수다(나가수)'. 왕의 귀환을 알리면, 부활했던 임재범. 하지만 건강 때문에 하차할 확률이 높다는 소식이 들린다. 안타깝지만, 건강을 잃는 것보다 하차가 낫지 않을까? 물론 팬과 시청자입장에서는 서운하겠지만.  나가수 제작진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은 조관우. 언론보도를 따르면 참여할 것 같아 보인다.

조관우도 방송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가수다. 어제는 속절없이 비가 추적 추적 내렸다. 라디오를 켰다. 항상 고정되어있는 채널. 하루종일 영화음악과 잊혀진 가수들의 노래만 나오는 채널이다. 조관우의 '늪'과 임재범과 박정현이 함께 부른 '너를 위해'가 방안 가득 울려 퍼졌다. 음악은 아무리 사운드가 빵빵한 텔레비전이라도, 영상과 함께 듣는 노래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더 정감있고, 음이 명확하게 들린다.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를 TV에서 보고 들으면, 무슨 가사인지 놓칠 때가 많지만 라디오는 그렇지 않다. 아이돌 노래도 뚜렷뚜렷 들린다.



세상은 넓고 가수도 많다. 조관우뿐만 아니라, 많은 가수들의 노래세계가 펼쳐졌으면 좋겠다. 방송에서 음악 프로그램을 잘 보지 않았지만, 나가수는 생활의 질서를 깨뜨렸다. 조관우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조관우는 한국의 명창 중에 한사람인 남도 창의 맥을 잇는 조통달의 아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관우가 노래에는 표현할 수 없는 울림(한)이 있다. 서려있다. 조관우는 늦깍기로 데뷔했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들이 가수로 입성하는 것을 탐탐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 창을 잇는 것도 아니고 대중 가수가 된다고 하니. 



아무튼 조관우의 출연을 환영하고 싶다. 굵은 톤에 익숙되어 있는 사람들에 조관우의 개성적인 창법은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조관우는 자신의 노래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이 부른 노래를 잘 부르기도 한다. 그렇기에 조관우가 나가수에 투입되면 임재범 못지 않은 효과를 발휘해 낼 것이다. 진정한 경쟁이란 누구를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로 자극케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떨어져도 또 다른 전기(터닝포인트)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요즘 많은 분들이 노래의 늪에 빠졌다. 한때 노래방이 성황했듯, 노래를 직접 하는 것보다 노래를 듣는 매력에 푹빠지고 있다. 나가수가 편집 논란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대치기 높은 이유다. 



나가수를 떠난 김건모와 정엽이 그랬듯이, 임재범 또한 나가수에 참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김건모의 노래는 살아있고 정엽 노래 또한 살아갈 것이다. 임재범은 분명 오랫만의 외출(나가수출연)이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이다. 오랫동안 대중 곁에서 떠났나가,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 거다. 방에 오랫동안 숨죽여 있다가 밖에 나가면 광장공포증에 걸린 것처럼 다리가 후들거리듯. 아무튼 건강이 중요하다. 나가수를 떠나도 임재범은 많은 이의 입에 회자될 가수임에 틀림없다. 더 좋은 노래로 만나기를 기대한다. 물론 나가수에 참여할 정도로 회복된다면 더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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