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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밥/영화

황해가 칸영화제에서 기립박수 받은 이유

by 밥이야기 201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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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를 연출했던 나호진 감독. 추격자 2탄이라는 수식어가 달리며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나 감독의 세 번째 영화 '황해'가 칸영화제에서 선(공식 스크리닝)보여 15분간 외신 기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황해. 중국 동부 해안과 한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 서해다. 연변 조선족이 한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경계인이듯. 영화의 무대는 중국 연변과 한국이다. 황해는 2시간이 넘는 긴 영화다. 하지만 긴 시간을 충족시켜 줄 속도감과 출연 배우(하정우,김윤석,조성하)들의 연기력 때문에 지루함은 없다. 그렇기에 칸을 찾은 외신기자들이 좀처럼 볼 수 없는 긴 박수를 보냈을까?


황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없다. 관람자의 몫이다. 황해는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있지만, 남자의 야욕을 담았다. 나 감독은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 남자들은 대부분 그 정도와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복적으로 돈, 여자,가정 이 세 가지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  돈, 여자, 가정. 세 가지는 별도의 객체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 남자 또한 마찬가지다. 가정이 어쩌면 모든 것을 포괄한다고 할까?  영화 황해는 복잡한 구조같지만, 단순하다. 단순하다는 말이 영화가 수준이 낮거나, 이야기가 형편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영화를 복잡하게 만드는 영화가 더 문제지. 




영화 줄거리의 대표 단어는 치정, 살인청부, 속임수, 남자의 권력이다. 영화의 세 주인공은 저 마다 꿈을 꾸고 있다.돈을 벌기 위해 사랑을 위해,사랑을 찾기위해,욕망을 불태우기 위해... .그런데 그 사랑은 불순하며, 폭력적이다. 황해가 '청소년 관람 불가'란 딱지가 붙어 상영되었지만 현실은 더 폭력적이며, 미성년자 관람 불가는 없다. 사람들은 불가라는 족쇄를 달수록 족쇄를 풀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영화 황해에 따라 붙는 폭력성은 아무 것도 아니다. 혹자는 영화를 보고 폭력 따라하기가 판 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럴까? 영화가 말해주듯, 가정이 학교며 작은 정부다. 가정이 잘 못 꾸려지면 폭력이 발휘되기도 한다. 말의 폭력 또한 마찬가지.


영화 황해에서는 운전기사는 상징적 역할로 작용한다. 운전기사는 자의든 타의든 운전을 의뢰한 자신을 고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바람 피운 아내의 남자를 살해하고 싶은 남자. 그 이야기를 들은 남자. 남자가 남자를 의뢰해 남자를 죽이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착각이 발생한다. 누가 누구를 죽이려 했는지, 혼선이 발생한다. 결국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살인 청부를 부탁한 남자와 살인 청부를 주업으로 하는 남자는 충돌하며 결합한다. 


그렇다면 '황해'를 보고 외신 기자들은 왜 기립박수를 보냈을까? 감독의 말처럼 사회의 부조리나, 소외된 자들을 대변하거나, 인위적인 줄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황해가 영화를 해석 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너희도 똑 같아,라는 질문도 던지면서 영화가 갖고 있는 인간 욕망의 보편성을 보여주었기 때문. 아울러 명불허전급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셨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직 그 어느 곳에서도 서지 못한 황해같은 경계인들. 조국을 떠나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조선족뿐만 아니다. 조국에 살고 있지만, 경계에 서있는 사람들 또한 많다. 해석은 자유다. 영화 황해는 해석하기 보다는 그냥 즐겨야 할 이유다. 진실은 언제나 불편하다. 불편하면서 영화를 보기 싫다면 황해로 떠나시길....


" 병에 걸린 개는 제일 먼저 제 어미를 물었고 이후 아가리로 물 수 있는 건 모조리 물어죽였다. 며칠 뒤 삐쩍 마른 꼴로 나타난 그 개는 천천히 드러누워 죽었고, 개를 묻어줬다. 어른들은 그날 밤 묻힌 개를 꺼내 잡아 먹었다. 다시 개뱅이 돌고 있다 " (황해, 김구남/하정우 대사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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