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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외교통상부, 외교할 생각말고 국어공부부터

by 밥이야기 2011.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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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늦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MBC 뉴스데스크를 보았다. 정부(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가 작성한 한국-유럽(EU) FTA 협정문 번역 오류 보도다. 200군데가 넘는 번역 오류 지적을 받고, 지탄을 받은지가 엊그제 같다. 그런데 웬걸. 국회에 재차 제출한 수정본이 혹시나 역시나 오류투성. 200군데는 아니다. 18군데. 조금 나아졌다. 외교통상부는 무슨 일을 하는 부처인가? 외교의 기본 바탕은 무엇인가. 언어다. 다른 나라와 관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영어뿐만 해당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렇기에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언어습득 능력이 중요하다. 번역을 담당 직원이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프리랜서나 관련 전문가에게 의뢰했을 것이다. 감수과정도 거쳐야 한다. 최종 담당 직원의 검토 또한 중요하다. 상식아닌가?



뉴스를 보면서, 필자가 한 연구소에 일 했을 때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외국에서 오래 살았고, 대학까지 마친 분이 연구소에서 근무를 했다. 외국어를 잘했다.급한 일이 있어 번역을 맡겼다. 하지만 국어에 서툴어, 번역한 내용은 초벌 수준. 구글번역기 수준이다. 이해할 것이다. 국어를 재해석해내는 것 보다 다시 번역을 맡기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어에 대한 이해 수준이 없으면, 번역도 엉터리가 될 수 있다. 영어를 잘 한다고 번역을 잘하는 것은 꼭 아니다. 이렇듯, 번역은 어렵다. 특히 민감한 사항이 많은 통상 협정문은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왜 외교통상부는 외교를 포기하혀려고 발버둥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영주권'을 '상시거주'로 '하도급 계약'을 '종속계약'으로 번역했다고 한다. 종속계약이라는 표현은 법률용어에도 없다. 맞춤법이 틀리거나 누락된 내용도 있다고 한다. 정말 엉망진창이다. 번역 오류 때문에 두 차례나 비준동의안이 철회되고, 통상교섭본부장의 문책도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한,유럽 FTA 체결이 중요하지 않는가 보다. 한심할 노릇이다. 한, 유럽
FTA가 체결되었을 때 얼마나 날뛰고 설쳐대며 경사난것 처럼 홍보를 했나. 외교통상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속도전이 만들어 낸 결과다. 국익이 달린 문제인데, 꼼꼼하게 살펴보아도 시원찮을 판인데 과정은 개판이고 결과만 생각하니 일이 제대로 되겠는가.



우선 따져묻고 싶다. 번역을 누구에게 맡겼으며, 어떤 감수절차를 거쳤는지 알고 싶다. 번역료는 얼마나 지불했는지, 외부에 맡겼는지, 전문가의 검토를 거쳤는지.. 외교통상부는 외교할 자격없다. 걱정된다. 각 국에 파견된 외교부 직원이나 외교관의 언어 수준이 어떤지. 기계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한, 점수 따기 어학파들만 포진되어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문화에 대한 이해없는 외국어능통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외교통상부는 우선 영어뿐만 아니라 국어라도 제대로 공부를 다시 하기 바란다. 외교인재들이 모여있는 외교통상부. 참으로 한국의 외교가 걱정되는 새벽이다. 차라리 협정문을 인터넷에 공개해서 자원활동가들이 번역하고, 오류를 수정했다면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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