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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국민관'은 한식집인가?

by 밥이야기 201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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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취임 3주년. 집권 4년차. 새벽부터 이명박 대통령 취임사에서 부터, 구제역으로 매장된 돼지들의 아우성동영상까지 읽고 보았다. 취임 1주년 때 이 대통령은 '생즉사 사즉생'을 이야기 했다. 이순신 장군 말이다.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고,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산다". 절박했을 것이다. 촛불시위 때문이다. 취임하자말자 촛불 하나가 횃불이 될 줄 알았겠는가. 취임 2주년 때는 '글로벌 외교'를 이야기 했다.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와 G20 정상회의 개최를 성과 삼아 자화자찬했다. 취임 3주년을 앞둔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 '국민관'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국가관이 아니라 국민관. 한식집 이름도 아니요 중화요리 전문식당 이름도 아니다. 투철한 국가관을 바탕으로 국민들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정책을 펴달라는 당부의 말씀.


봄같지 않은 봄이다. 먼 나라 리비아에서는 카다피가 녹색성전에 반대하면 촛불을 켠 시민들에게 전투기를 동원 학살의 전주곡을 선보였다. 사상자 수는 최소 육백명에서 만명. 극과 극을 달린다. 국가관은 무엇이고 국민관은 또 무엇일까. 국민이 없다면 국가관은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국민관이 국가관에 우선한다. 독재자들은 하나같이 처음에는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애국관을 강조했다. 사실 국민관은 없다. 포장일 뿐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치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 최소한의 질적인 삶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한국의 모든 분야가 그러한가. 국민은 총체적 개념이다. 국민의 스펙트럼은 광범위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은 과연 누구일까?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는 국가관과 국민관은 절대 소수를 위한 절대 다수의 희생이다. 한국의 반세기 현대사는 희생의 역사였다. 또 희생을 하란 말인가? 국민들은 성장을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성장관은 과거와 닮았다. 균등와 기회 보장, 공정한 사회는 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 노동현장에서 하루 몇 백원의 식비를 받으면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의 그늘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그늘을 줄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투철한 국가관이 아니라, 투철한 공정관이 필요하다. 공정한 사회. 이상적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 사회관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카피에 머물렀다. 국민 여론을 바꾸어 보고자 정책이 아니라, 말로 외쳤다. 사람은 간데 없고, 비판만 산하에 흘러 넘쳐났다.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 실패도 바라지 않는다. 누구인들 한국이 지금보다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에 딴죽걸랴.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그렇지 못했다. 남은 임기동안 레임덕을 구워삶아 먹고 열심히 하시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정부 역할은 해주어야 한다. 앞으로의 촛불시위는 밥의 저울이다. 그동안 자본주의 역사가 너무 한 쪽에 위정자와 거대자본에 치우쳤기에 균형을 잃었다.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밥의 전쟁. 생존의 전쟁, 추의 균형을 움직이려는 촛불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한식집에서 삼삼오오 끼리끼리 그들만의 식탁을 위한 말은 필요없다. 진정 국민관을 생각한다면, 소수의 성장 대물림을 끊는 절대 다수의 복지를 위해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 기부와 나눔이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캐나다 출신의 저술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말했다. 경제학의 '하향침투이론'. 부자가 부유해질수록 경제가 좋아진다는 이론. 경제 사다리에 올라 선 부자들이 자기들보다 하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돈을 써서 그들의 부가 어느 정도 밑으로 떨어질 것이 것. 하지만 이것이 콸콸흐르는 폭포가 아니라 조금씩 찔끔찔끔 새는 수도꼭지 같은 은유임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콸콸은 아니더라도 국민 여론몰이에 따라 찔끔찔금 서민정책을 중단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적 부가 나누어질 수 있는 새로운 성장의 가치관을 심어 주기 바란다. 기대는 언제나 자고 나면 깨어지기 마련, 하지만 다음 정권에게 넘겨 주어야 할 최소한의 부담을 지우는 작업을 이제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때다. 잠시 살고자 죽도록 일을 열심히 하면 국민들이 힘들다는 것을... 취임 4주년 때는 이도 저도 아니니 '나만 따르라'는 대통령관을 주장할까 걱정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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