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 첫 날, 중앙일보 기사를 읽으면서 쓴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종합편성채널(이하;종편 표기) 심사성적이 1위했다고 자화자찬이다. 어제 발표된 종편사업자로 조선, 중앙, 동아, 매일경제가 선정되었다. 말이 케이블과 위성채널이지 기존 방송 3사에 혹이 더 붙은 꼴이다.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종편사업자가 국제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쉽게 될까? 그렇다면 기존 방송 3사는 헛발질 했다는 말인가? 세계인들이 즐겨 찾아 볼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누가 반대하겠는가. 하지만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좁아진 광고시장 문틈 사이를 삐 집고 들어가야 한다. 경쟁은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KBS가 수신료를 올려, 종편사업자 손들어 줄려고 한 것 아닌가. 누구를 위한 종편인지 묻고 싶다.
이미 기존 4대 매체(TV, 신문, 라디오, 잡지)의 광고수주는 예전 같지 않다. 광고물량이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 추세다. 인터넷 등 뉴미디어로 광고시장이 옮아가고 있다. 구글을 보라, 정보를 공유하자라는 취지 이면에는 세계광고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광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청률을 올릴 수밖에 없다. 뻔하다. 오락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난무할 것이다. 반복과 베끼기 프로그램도 피할 수 없다. 어제 새해를 하루 앞둔 자화자찬 방송 시상식에서 고현정과 문근영 수상소감을 남겼다. 고현정은 SBS 연기 대상을 받은 다음, 방송은 결과(시청률)보다 만드는 과정이 아름답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반말 발언과 빅딜설(출연을 전제로 상주기)나와 김이 샜지만. 문근영은 KBS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다음 의미있는 발언을 남겼다. 수상보다 빛났다. "항상 어떤 현장에서도 스태프,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데, 그 고생이 조금이나마 보람되기 위해서는 드라마 제작 현장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이 아니라 드라마 현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잘 하고 그로써 평가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고, 저 또한 맡은 바 임무인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문근영)"
문근영은 자신이 잘해서 상을 받은 것이 아니라, 격려 차원에서 상을 준 것이라며 겸손을 말을 보태며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상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근영의 시청률 발언은 되새겨 보아야 한다. 문근영의 바램과는 달리, 이제 방송은 과열 출혈경쟁이 뻔하다. 스타모시기 경쟁도 치열해 질 것이다. 질 높은 방송 프로그램으로 승부가 쉽게 될까? 허각과 존박 신드롬을 일으켜낸 케이블 방송의 뒤를 따라 MBC도 시청률을 이유로 다큐멘터리나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위대한 탄생을 선보이지 않았는가. 결국 도토리 키 재기 싸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방송 3사나 종편채널은 정권의 코드에 맞게 눈높이 맞게 방송을 내보낼 것이 뻔하다. 총선과 대선을 앞 둔 시점에서 얼마나 허위, 왜곡 보도가 판을 칠지. 오락과 대중드라마로 국민의 관심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지금 한국 사회는 문근영의 가치 있는 발언이 통용되는 사회가 아니다.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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