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청소부 할머니의 삭발식/출처: 한겨레신문
신묘년 아침이다. 새날은 왔으나, 하늘과 땅은 꽁꽁 얼어 붙어있다. 하루사이 묵은해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어제 일을 떠올려 본다. 많은 일이 있었다. 쥐식빵 자작극 사건. 얼굴을 가린 채 방송에 등장한 주인공을 보면서 분노보다는 가슴이 쓰라렸다. 오죽하면 먹은 식빵에 쥐를 넣었을까. 마땅 자작극을 벌인 인물은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한 해를 보내는 끝에서 치민 화는 금방 식어버리고 안타까운 생각으로 교체되었다. 생각의 채널을 돌렸다. 12.31개각. 6.2 지방선거에 들어난 민심을 반영, 물러난 왕의 남자 두 남자가 컴백했다. 김형준과 이동관. 특별보좌관의 이름으로. 비상근이라지만 상근보다 더 권력을 휘두를 것 같다. 결국 어제 이루어진 개각은 친정체제강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와대는 신년 화두로 일기가성을 선정했다. 막힘없이 한꺼번에 처리하겠다는 것. 외부와의 소통은 필요 없다. 내부의 소통만이 있다. 나의 길을 가겠다. 할 말 없다.
어제의 행간과 행간 사이를 건너가 보면 종편사업자선정과 만날 수 있다. 종합편성채널은. 기존 지상파 방송 3사가 하는 모든 영역을 다 소화 할 수 있다. 케이블, 위성에서 방송된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실질적으로는 지상파 방송과 다를 바 없다. 종편사업자로 신문의 공룡이라는 불리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선정되었다.(매경포함/보도채널은 연합뉴스). 예견했던 일이다. 굳이 심사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권언유착이다. 달리 표현을 대신할 말이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4대(신문,TV,라디오,인쇄) 매체 광고시장은 시나브로 축소되고 있다. 세계적인 추이다. 이른바 뉴미디어로 불리는 인터넷 공간으로 광고시장이 옮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광고시장은 좁은데, 어떻게 살아남을지도 걱정된다. 말은 해외시장개척이라지만 말이 그렇지 하루아침에 가능한가. 결국 종편사업은 과도한 출혈경쟁이 예상된다. 방송의 질이 높아지기 보다는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청자나 종편사업자나 결국 소화하기 힘들 것이다. 또 하나의 시나리오는 종편채널이 올 해 하반기부터 방송을 시작한다는 것. 총선과 대선을 앞 둔 시점에서 쏟아질 편향, 왜곡 보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와 하루사이,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방송 3사는 이른바 시상식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짜 맞추기식 시상이라는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 종편사업자 선정과 다를바 없다. MBC 김재철 사장은 고현정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일장연설을 해서 누리꾼들의 포화를 맞았다. 또한 상을 받은 연예인들의 수상 소감이 인터넷에 회자되고 있다. 그중에서 KBS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문근영의 수상소감이 빛났다. "항상 어떤 현장에서도 스태프,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데, 그 고생이 조금이나마 보람되기 위해서는 드라마 제작 현장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이 아니라 드라마 현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잘 하고 그로써 평가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고, 저 또한 맡은 바 임무인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문근영)"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잠시 눈을 감는다. 동국대 청소부 할머니의 삭발식이 떠오른다. 용역기간이 끝나서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된 분들의 얼굴들. 동국대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끝나서 문제 될 것 없다고 말한다. 노조(동국대 청소노동자 116명 가운데 93명이 조합원)때문이 아니라, 일을 잘못해서 교체했다고. 과연 그럴까? 이렇듯 하루와 하루 사이 절망과 희망이 교차되었다. 힘 있는 자들은 주위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독불장군행세를 하고 있다. 공정사회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신묘년 한국 사회가 문근영의 말처럼 자신만을 위한 말과 행동이 아니라 주위를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인기영합주의, 연고주의가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 받는, 낮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우받는 사회. 지나친 바램일까. 하지만 뜻이 모여 행동한다면 한국 사회는 시나브로 변화될 것이다.
* 이웃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두루두루 나누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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