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권력도 파헤치자는 참 괜찮은 사설?

 

대부분의 신문 기사를 온라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오프라인으로 구독하고 있는 신문도 두 개 있답니다. 한겨레와 경향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구독했던 두 신문을 일 년간 끊기로 했습니다. 이유인즉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두 신문은 인터넷에 접속하자마자 우선적으로 읽고 외출 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사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두 신문을 대신해서 안방을 궤 찬 신문은 무엇일까요? 조선과 중앙입니다. 새벽마다 아파트 문 앞에 툭 떨어지는 신문 소리를 듣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배달원이 던지는 신문.

 

조선과 중앙을 읽는 이유는 사고의 폭을 넓히자는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좌 뇌만 가지고 살 수 없듯이, 좌우 두 날개의 시각을 보자는 단순한 생각. 조선과 중앙의 정기구독자가 된 이후, 인터넷에서는 두 신문 기사를 보지 않습니다. 물론 집안 식구들은 신문에 큰 관심이 없어서 필자가 챙겨 보지 않으면 두 신문은 할 일 없이 차곡차곡 문 입구에 쌓이기만 하지요. 오늘 조선일보를 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일면과 사설을 읽습니다. 오늘 조선일보 사설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청목회 수사 시비 없애려면 ‘권력의혹’도 파헤쳐야>. 맞습니다. 중앙일보도 대동소이합니다. 중앙 사설 제목은 < 검찰수사 정도 걷고 있나 >.

 

재미있습니다. 논점은 그렇습니다. 청목회(청원경찰친목협의회)의 입법 로비가 알려진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의 속전속결 전광석화 같은 수사가 형평성이 없다는 거지요. 몸통이 들어난 권력의 속살은 벗길 생각이 없고 수위가 낮은 문제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 물론 모든 부패와 비리 문제는 철저하게 수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민간인 사찰 수사에서 들어난 <대포폰>과 < 청와대 하명> 이라는 쪽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수사의지를 밝히고 있지 않는 검찰. 누가보아도 검찰의 수사가 공평무사하게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공평안일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점(타이밍)도 적절했지요. 88올림픽에 버금가는 홍보 홍수가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고, 대포폰으로 대포 맞을 것 같은 권력의 중앙 청와대가 대포의 과녁을 바꾸어 보겠다는 것으로 읽혀질 수 있으니까요. “검찰은 청목회 로비 수사에 대한 정치권 반발에 억울해할 게 아니라 정권이나 제 식구가 관련된 사건들도 엄정하고 철저하게 파헤쳐 국민 앞에 진실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믿음을 다시 얻을 수 있고 그 힘으로 청목회 수사 시비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조선일보)”가끔 백에 하나, 좋은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조선일보. 오늘은 600원 아닌 1,200원이 아깝지 않네요. 물론 아깝습니다. 조금 더 보태면 소주 한 병 값이니. 라면에 유기농 계란 투척 할 수 있는 값 아닙니까?

 

법이라는 것이 왜 있고 검찰이 왜 존재해야 하느냐. 다 공평무사하게 밥 먹고 살자고 만든 것 아닙니까. 어떤 비리는 눈감아 주고 있는 자에게 더 관용을 베풀어 주는 법과 원칙은 원칙이 아닙니다. 원칙이라는 것이 깨자는 것 아닌가요. 더 좋은 원칙을 만들기 위해서. 검찰도 언론의 탐사보도처럼 권력의 심장부를 향해 부패와 비리를 밝히는 탐사수사를 해야 합니다. 검찰총장이라면 저는 우선 4대강 사업을 조사 지시할 것 같습니다. 사업 과정의 문제가 없는지 정말 공정하게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낱낱이 밝힐 겁니다. 법 때문에 살고 법 때문에 죽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시 말해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 사회는 공정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오늘만큼 조선일보 사설을 사설 늘어놓지 말고 읽기를 권합니다. 조선이나 중앙도 이제는 조금 공평하게 기사를 내보내세요. 백에 일이 아니라 오십 대 오십 정도는 되어야지요. 이런 독자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절독할 시간이 다가오지만... 좀 시각을 넓히세요. 좌편향 하자는 것이 아니라, 넓고 폭 넓고 균형잃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권력이 언제난 당신 편이 아니다는 것을 잘 알면서 독기만 부리지 말고. 검찰의 잘못된 칼날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처럼 언론 또한 마찬가지라는 것을 아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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