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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허각 언제나, '넘버3'의 라면 신화일까?

by 밥이야기 2010.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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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각에 환호하는 이유?


요즘, 슈퍼스타 K2에서 최종 우승한 허각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왜 사람들은 허각을 외치며, 자기 일인 냥 기뻐하는 걸까. 허각이 우승하자 언론이 허걱 거리며 도배글을 바르고 있다. 허각을 모르면 간첩이라도 될 것 같다. 존박도 마찬가지고 장재인도. 유명 연예인들의 허각에 대한 찬사 한 마디 한 마디가 파장을 일으킨다.

 

허각이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 ‘언제나’처럼 언제나 현실 속의 토너먼트 경기는 언제나 쉽지 않다. 노력만으로 인생의 행로가 결정된다면 사람들은 공정한 룰이나 사회의 부조리를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토너먼트 경기일까? 물론 아니다. 스포츠의 토너먼트 경기와 인생의 승부는 다르다. 사람들이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환호하는 이유는 경기의 규칙에 따라 거짓 없이 노력의 대가로 얻어지는 결실의 열매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경기가 공정하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인생 토너먼트보다는 명암이 분명하게 갈리고, 반칙을 용서하지 않고 누구나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것. 관객도 심판의 목소리를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공정한 심판은 옷을 벗길 수 있다.

 

인생은 어쩌면 시험과 선택의 연속이다. 경쟁을 해야 한다. 최종 우승이란 없다.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시험을 치러야 하고 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면서 공부해야 한다. 출세의 선을 넘으면 또 다른 선을 넘어야 한다. 글쟁이가 되기 위해서 신춘문예에 공모해야 하며, 수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일차 관문이 최종관문이 아니다. 또한 공개적으로 무대에 서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평가받는 일은 쉽지 않다. 공개의 이름은 비공개에 가깝다. 합격의 비결은 알 수 없다. 학연과 인맥도 좌우한다. 결과를 알 수 없다. 단순하게 점수와 기록만으로 승부를 받는 시대라면 좋겠지만, 인생의 결과는 그렇지 않다. 운도 따라주어야 한다. 면접이라는 이름은 또 다른 족쇄다. 같은 실력이라도 자라온 배경이나 인성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스포츠는 경기마다 룰이 다르지만, 점수이자 기록이다. 기록으로 우승을 가리는 경기는 단순하지 않는가? 물론 그 결과를 얻어 내기까지 선수들이 기울인 노력은 엄청나지만.

 

존박과 허각이 연예계의 정상적인 수순을 밟아서 가수가 되는 길은 쉽지 않다. 슈퍼스타 K2에서 우승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심사위원과 같이 평가의 대열에 참여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누구나 평가의 목소리를 보탰다.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패자에게도 승자 못지않은 찬사를 보냈다. 전국노래자랑이나 대학가요제도 아닌 것이 이토록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최종 우승까지 스포츠 같은 대결구도를 펼쳤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노래로 우승을 가리는 경기가 아니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실시간으로 평가의 목소리가 모아졌다. 예전 같으면 가능했겠는가.

 

영화'넘버3' 송강호의 자장면과 라면 신화

인생의 승자는 없다. 승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경주를 펼쳐야 한다. 인생의 경기는 공개적 절차를 거치지만 결과는 비공개다. 슈퍼스타 K2는 오픈 소스 경기였다. 허각의 우승에 환호하는 것은 자신도 우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열린 참여 방식이 사람들을 더 흥분시켰다.

 

일상의 룰에서 일탈한 인생행로를 가진 허각의 우승은 특히나 자장면 심리학이 깔려 있었다. 한석규와 송강호의 이름을 각인시킨 한국영화 ‘넘버3’. 송강호가 이끄는 조직폭력배 단련기에서 이들은 자장면을 먹으면서 훈련을 거듭한다. 인생 승리를 위해 달리는 밑바닥 인생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물리도록 여관방에서 자장면을 시켜먹지만. 할 수 있다는 신화. 홍수환의 나 챔피언 먹었어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들은 규칙은 자신들이 만든 비정상적인 절차이자 과정이며 결과다. 이런 장면에서도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이룰 수 없거나 갈 수 없는 길에 대한 갈망이자 연민이 깔려 있다.

 

슈퍼스타 K2, 존박과 허각의 대결구도는 마치 호텔 중국집과 동네 중국집 자장면의 대결구도처럼 보였다. 시청자들은 가수의 조건에서 조금 일탈한 허각의 우승에 구수함과 ‘하면 된다’라는 착각의 마술에 빠져들게 했다. 현실에서 하면 된다, 라는 구호는 혼자만의 구호가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따라하자, 라는 명령에 가깝다. 해도 잘 안된다가 현실의 정석이기도 하다. 슈퍼스타 K-2의 대결과 우승의 자격과 조건은 달랐다. 허각의 우승은 그렇기에 담 다르다. 하지만 결국 허각 또한 인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 한 번의 우승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타협과 노력, 열정만으로 현실은 우승의 그 다음 세계를 마련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제 시청자가 아니라 허각에게 달렸다. 시청자와 팬들은 언제나 고개를 돌리거나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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