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에 걸린 감기가 오늘까지 내내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도 감기의 증상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이 호사(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감기가 걸려도 폭염이 오고 태풍이 몰아쳐도, 많은 분들이 생존을 위해 알면서 무심한척 이겨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1. 홍준표와 전원택이 생각하는 공정사회와 보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오늘 자신이 주최한 공정사회 토론회에서 보수가 서민들에게 욕을 먹고 있는 이유에 대해, "바로 탐욕스럽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탐욕(greed). 영화 ‘세븐’이 떠오른다. 7가지 죄악. 탐욕은 탐욕을 낳는다. 탐욕은 비리를 낳고, 새끼를 치고, 제도를 탐욕을 추구하는 권력에 맞게 맞춤형으로 각색된다.
토론회에 참여한 전원택 변호사는 "홍 의원이 이야기하는 보수는 보수의 탈을 쓴 기회주의자, 기득권층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틀렸다. 전원택은 보수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기득권 자칭 보수이기 때문에 점심 굶는 아버지, 할아버지들이 보수주의자라고 애써 감싸면 보수의 폭을 넓힌다. 그들은 보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어제든지 진보와 보수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택된 보수가 아니라 강요된 보수다.
그래도 전원택의 말 중에 몇 문장은 돋보이다. "우리 사회의 편법주의, 정실주의, 지연·학연·혈연으로 얽힌 근본적인 부패구조 즉 이너서클이 문제"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역시 틀렸다. 왜냐하면 전원택이 제시한 편협한 방법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원택은 공정사회는 정치 공학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신호등과 정지선을 지키고, 직장 출근시간을 지키며 열심히 일하고, 공동체를 위해 어려운 일을 먼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에 대한 희생이다. 일찍 출근해서 밤새도록 열심히 일한다고 공정한 사회가 오는 것은 아니다. 제 2의 새마을 운동 발언이다. 너나 열심히 일하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 열심히 일해서 일한 만큼 공평하게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모른다 말인가.
2. 공지영이 바라본 대한민국
공지영은 자신의 트위터에 충격적인 글을 남겼다. 워낙 충격적인 일이 많이 생겨 덜 충격적이다. “지적 장애인 소녀를 16명의 고등학생이 화장실에서 집단 성폭행 했는데 전원 불구속이랍니다. 이유는 ”적극적으로 반항하지 않았다“ 정말 이게 제정신으로 하는 짓일까요? 이 나라에서 딸 키울 수 있나요?(공지영)”
한국 사회에서는 충격적인 일이 언론의 가십거리에 눌려 충격완화장치를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지적 장애인이 어떻게 반항을 할 수 있겠는가. 정말 그런가. 아픔에 대한 반항의 목소리가 뒷덜미를 잡는다. 거짓말이다. 왜 자녀들을 유학 보내고, 사람들이 교육을 핑계 삼아 이민을 가는가? 한국 사회가 이상한가? 맞다. 틀린 말이 아니다. 전원택이 말하는 도덕이 아니라, 인간됨의 교육이 필요하다. 주입식, 기계식 인간을 만들어 내고 속도지상주의에 적응하라고 강요한다면, 창의력은 죽고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병들어 갈 것이다. 한국 사회가 압축 성장을 이루어 천민자본주의를 일구어 내었듯이, 오랜 세월 누적된 사회 부조리가, 거품을 내며 썩은 냄새를 품어내며 나오고 있다.
1672억원 추징금 미납을 미납하고 올해 300만원만 납부한 전두환이 활보하면 광복절 기념행사에 얼굴 남기는 세상아닌가. 그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정부가 바로 이명박 정부다. 공정을 이야기 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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