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9) 방송된 ‘1박 2일’ 300회 특집이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다. 병역 기피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MC몽. 윌리를 찾아라가 아니라 ‘MC몽을 찾아라’. ‘윌리를 찾아라’는 영국 출신의 마틴 핸드포드가 윌리라는 캐릭터를 시각화(일러스트레이션)시켜 다양한 세계 여행지에 선 윌리와 윌리의 친구를 찾는 숨은그림찾기 책이다. 1박 2일 300회 특집편은 방송이 되기 전부터 MC몽 출연여부(녹화분)가 관심을 모았다. 1박 2일 제작진은 사건의 경중을 감안 MC몽 촬영 분을 삭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물론 전면 삭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방송을 보면서 아쉬움이 컸던 이유는 무엇일까? 시청자들은 300회 특집이 아니라 군데군데 짜깁기되어 유령처럼 등장한 MC몽의 흔적 때문에 내용의 흐름을 놓쳤을 것 같다. 아름다운 부석사 무량수전이 부끄러워 빛을 바랬다. 그럴 바에야 편집을 하지 말고 아예 MC몽을 등장시켜 놓는 것이 더 나을 뻔 했다.
MC몽의 병역기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법원의 최종판결이 내려지기까지는 무죄다. 하지만, 검찰 수사를 통해 들어난 사실만으로, 쉽게 납득되지 않는 점이 너무 많다. MC몽은 공개적으로 솔직하게 고백하거나, 사건을 부인하는 자세도 보여주지 않았다. 1박 2일 제작진에서는 이런 상황을 감안했다면, 자막처리를 통해서나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랬다면, 아예 MC몽이 출연한 300회 특집을 방송하지 말거나, MC몽 부분을 애매하게 부분 삭제하지 말고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1박 2일 제작진과 MC몽은 닮았다. 부인하고 싶지만 발가락이 닮았다고 스스로를 애써 부인하고 있다.
1박 2일의 매력 중에 하나는 불협화음을 통한 조화다. 팀워크가 1박 2일 만의 매력을 더 발산시켜 준다. 하지만 어제 방송을 탄 1박 2일은 그렇지 못했다. 1박 2일을 보면서 ‘윌리를 찾아라’도 떠올랐지만, 김동인 단편소설 ‘발가락이 닮았다’가 떠올랐다. 내용이 아니라, 닮아다는 점에서. 소설 속에 M이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자식이라면 어린아이를 친구인 ‘나(의사)’에게 선보인다. ‘나’는 M이 무절제한 성생활로 생식능력을 상실한 것을 알고 있다. M은 아이의 가운데 발가락이 자신과 닮았다면,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의사인 '나'는 가운데 발가락만 닮은 것이 아니라 얼굴도 닮았다는 말을 하면서, M의 눈길을 피한다. 휴머니티가 담겨있다. 현실은 과연 그럴까? 감싸주는 것이 좋은 것인가? 사실을 털어 놓는 것이 좋은 것일까?
소설에서는 여운만 남기고 끝나지만, 결국은 진실은 다 밝혀지게 되어있다. 1박2일을 보면서 단순 비교대상이 아닌 발가락이 닮아다가 계속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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