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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유시민은 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인용했을까?

by 밥이야기 2010.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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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는, 선행은 천천히 자신의 이름으로 베풀고, 악행은 부하의 이름으로 재빨리 저지르는 게 낫다." 마키아벨리, <군주론>에서. 오늘 이런저런 뉴스 보다가 떠오른 문구. (유시민 트위터)

 

마키아벨리 군주론은 근대 정치학의 마중물로 평가 받는 고전입니다. 군주론에 담긴 내용은 시공간을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유시민씨는 왜 이런저런 세상 소식을 듣다가 군주론을 떠올렸을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 사회’ 카드를 꺼내들자, 당황했습니다. 공정하지 않는 정부가 공정이라? 이명박 정부 최대 아킬레스는 부패문제지요. 정권말기에 들어서면 부패와 관련된 큰 사건 하나가 터질 것이라고 추측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찔끔찔끔 이명박 정부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권력 부패상에 국민은 ‘만성비판증’에 빠져버렸습니다. 다시 말해 비판에 아랑곳 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는 사회를 만성불감증에 빠지게 할 수 있습니다. 빨리 악행을 타인의 이름으로 지워버리자. 공정의 이름으로. 그래야지만 한꺼번에 몰매를 맞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부패의 문제를 알기에 공정사회를 꺼내들어다는 의심마저 듭니다. 치밀한 작전일까요?  대형부패사건을 방지해 보고자 연막작전을 펼칠걸까요? 미리 잔매를 맞자. 공정 사회는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에게도 아킬레스. 너희들만 깨끗하냐. 걸고넘어질 수 있지요.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의 잣대를 과거에 들이 내밀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왜, 조현오 경찰총장의 입을 빌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차명계좌를 다시 끄집어내었을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 제 2 개성공단을 언급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하반기 극적 반환점이 될 북한특사도 관심사입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박근혜 의원 이름도 거론됩니다. 북한특사는 차기 대권주자로 가는 길목이 될 수 있지요. 한나라당 재집권은 이명박 정부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퇴출이냐 승계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니까요.


결국 악행은 부하의 이름으로, 선행은 자신의 몫으로. 세종시 문제도 결국 정운찬 전 총리의 이름으로 지워버렸습니다. 한꺼번에 터지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 낫다. 공정의 잣대를 무기로 만들어 야당에게도 쏜다. 밑져야 본전이다. 극전반전을 위한 드라마를 준비하고, 만인들이 입을 벌릴 선행을 시나브로 축적 홍보한다. 악행은 부하에게 빨리 전가시키고 선행은 자기에게 시나브로 축적되게, 그 메카니즘 도구로 공정을 활용한다.

 

유시민씨가 왜 군주론의 한 구절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는지, 추가 설명은 없지만, 해석해 봅니다.

 
“군주된 자는, 특히 새롭게 군주의 자리에 오른 자는, 나라를 지키는 일에 곧이곧대로 미덕을 지키기는 어려움을 명심해야 한다. 나라를 지키려면 때로는 배신도 해야 하고, 때로는 잔인해져야 한다. 인간성을 포기해야 할 때도, 신앙심조차 잠시 잊어버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러므로 군주에게는 운명과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적절히 달라지는 임기응변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면 착해져라. 하지만 필요할 때는 주저 없이 사악해져라. 군주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나라를 지키고 번영시키는 일이다. 일단 그렇게만 하면, 그렇게 하기 위해 무슨 짓을 했든 칭송 받게 되며, 위대한 군주로 추앙 받게 된다.”(마키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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