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의 미아리고개"라는 노래 아시죠? "단장".. 진나라때 환온이 '촉'을 정벌하기위해 배에 군사를 싣고 협곡을 지날때, 한 병사가 새끼원숭이 한마리를 잡아왔고, 그 어미원숭이가 배를좇아 백여리를 뒤따라오며 슬피울다 죽었는데, 슬픔에 창자가 마디마디 끊어져 있었답니다. 부모자식간의 이별은 이토록 슬픈것인데, 용광로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얼마나 슬프실까요. 지금 내리는 이 비는, 아마도 그 어머니의 슬픈눈물 인가 봅니다. (김미화)
단장의 미아리고개. 한국 전쟁이 끝난 직후에 발표된 노래지요. "미아리 눈물 고개 님이 떠난 이별 고개". 단장(斷腸). 창자가 끊기다. 살면서 단장 같은 슬픈 일을 몇 번 겪을까요? 지난 주 당진의 한 중소 제철소에서 한 청년이 일하다가 용광로에 빠져 숨을 거두었습니다. ‘살아생이별은 생초목에 불붙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생이별이란 불이 잘 붙지 않는 생초목조차 불붙을 만큼 애간장이 탄다는 뜻입니다. 생이별도 이러한데, 용광로에 29살 젊은 넋을 보낸 어머니의 심정은 어떨까요. 말로 표현할 길 없습니다.
김미화씨는 단장의 미아리고개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노래에 담긴 단장의 절절함을 가슴에 담아 표현했습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그 쇳물 쓰지 마라‘고 노래(시)했습니다. 청년의 시신은 펄펄 끊은 쇳물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결코 사람들이 잊지 못할 강철이 되었습니다. 그 강철이 다시 다른 쇳물과 함께 세상을 떠다니는 쇠붙이가 된다하더라도, 우리들 기억 속에 각인되어 남아 있을 겁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에게 정부 고위층 인사들은 말합니다. 대기업만 갈 생각 말고 지방으로 내려가라. 중소기업에서 일해라. 말은 참 쉽게 합니다.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피땀을 흘리면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박봉에 산업재해.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런가요. 공정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자녀들을 위해 탈법에 특혜에, 공정한 사회는 이런 사회가 아니지요. 노동자들이 권익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공정한 사회가 아닙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것이며
못을 만들지도 말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1600도 전기용광로에 사라진 넋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단장같은 생이별보다 가슴 찢어지는 이별을 끝내야지요. '우리의 행동이 우리를 말해준다' 라는 문장이 떠오릅니다. 수천 마디 말보다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단 한번의 행동이 더 중요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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