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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유명환 장관 딸, 특채 합격이 특별한 이유?

by 밥이야기 2010.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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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외교 통상부 장관이 다시 유명해졌다. 지난 베트남 하노이 발언을 사람들은 기억한다. “젊은 애들이 전쟁과 평화냐 해서 한나라당을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을 찍으면 평화고 해서 다 (민주당으로) 넘어가고 이런 정신 상태로는 나라 유지하지 못한다”,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

 

국가 안보관이 투철하신 유 장관. 6.2 지방 선거 때 한나라당을 찍지 않는 젊은 유권자들에게 북한으로 가라고 외친 이 분의 따님께서 외교통상부 5급 특채로 ‘나 홀로’ 입성 했다. 먼저 축하드린다. 축하 받을 만하다. 왜냐하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 대기업 회장 딸이 경영수업을 위해 취직하는 경우는 많이 보아왔다. 자신들이 잘나서 척척 승진해서 사장 자리에 오른 것처럼 착각할 수 있겠지만, 김일성 세습 정치와 뭐 다른가? 부의 대물림 일뿐이다.

   

유명환 장관의 가족관계는 아내와 1남 1녀. 자녀가 10명 이상도 아니다. 자식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보일 것이다. 아무리 상식적으로 생각해 본들,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 자신의 딸이 지원했고 특채로 뽑혔다는 것을 모를 일 없다. 그것도 높은 경쟁률을 딛고 누가 보아도 명명백백 여러 시험 단계를 거쳐 뽑혔다면 사람들이 인정해 줄 것이다. 아니 그래도 사람들은 구린내를 찾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특채논란은 너무 심했다. SBS 8시 뉴스가 보도한 내용대로라면, 특채는 정말 특별한 채용일 뿐. 유 장관의 딸은 1차 서류전형에서 외국어 시험증명서가 유효기간이 지나, 다른 지원자와 함께 탈락되었다. 하지만 외교통상부는 재공고(지원 기간을 한달로 늘여)를 내었다. 유 장관의 딸은 외국어 시험에 응시, 성적표를 제출 재응모해서 최종 합격했다. 면접관도 다섯 명 중에 2명이 현직 외교통상부 직원이다. 응모 요건도 유 장관의 합격을 위해 마련한 듯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석사학위 소지 및 유관 분야에서 2년 이상 근무 경험’. 유 장관의 딸은 계약직으로 외교통상부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 정황을 살펴 보건데, 유 장관의 딸 특채합격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만약 ‘나의 딸’이 내(부처 장관일 경우)가 근무하는 곳에 그런 조건의 특채에 지원한다면 목숨 걸고 막았을 것 같다. 아무리 실력이 좋다 해도 고시와 같은 공채방식이 아니라면. 고려, 조선시대의 음서제도가 21세기 한국 사회에 부활한 셈이다.

 

얼마 전 정부는 지금의 행정고시제도를 특채비율을 높여 채용방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관련 지식을 묻는 시험을 치루지 않고 서류전형과 면접에 중점을 두고 채용하겠다는 뜻. 많은 사람들이 이제 고시도 개천에서 용 나오는 일이 사라질 것 같다면 걱정했다. 이번 유 장관 딸 특채는 행정고시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다. 아니면 유 장관 딸 채용을 위해?

 

유명환 장관 딸의 특별한 합격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실력이 좋아서 뽑혔다면 무슨 상관이냐,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누가 그걸 믿겠는가. 참 염치없는 일이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 온 사람들이 서울 고시방에 둥지를 트고, 새우잠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유 장관 딸의 합격은 한국 사회 연고주의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오랫동안 회자될 일이다.

 

정부와 국회는 이 일을 간단하게 넘겨서는 안 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업을 찾기 위해 고전분투하고 있는 청년들의 사기를 죽이는 일이다. 또한 이 일은 유명환 장관 스스로가 결자해지해야 한다. 너무 몰상식한 일 아닌가? 과거에는 음서제도가 있었지만, 고려시대에는 상피제가 있었다.  권력의 집중·전횡을 막기 위해 일정범위 내의 친족간에는 같은 관청 또는 통속관계에 있는 관청에서 근무할 수 없게 했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이명박 정부는 하반기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라도 이번 특혜채용 진위를 밝혀야 한다. 아니 밝히기 전에 유명환 장관은 다시 유명해 지기 전에 사퇴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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