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2년 6개월. 반이 지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초심을 갖고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그 마음처럼. 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초심 발언을 들으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360도 달라진다. 왜냐면 초심으로 돌아가면 처음 생각했던 그 생각대로 일을 하겠다는 말이니, 광우병 촛불시위 한 번 더 일어날 것 같은 불길한(?) 생각마저 든다.
이명박 대통령은 초심을 벗어난 듯, 친서민 행보를 다시 열었다. 전반기 친서민행보가 저작거리 산책성 보여주기 홍보였다면, 하반기 친서민 행보는 대기업 잠시 흔들기 행보. 그렇다면 다시 친기업 정책을 가겠다는 말과 매 한가지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 참 걱정이다. 4대강 사업 또한 초심을 가지고 대운하 사업으로노골적으로 전환시켜 추진 할 것 같기도 하다. 초심이라면. 인권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고, 민간인 사찰, 언론통제는 더 심해질 것 같다.
결국 비리의혹 내각이라 불리는 8.8 내각도 초심에서 이루어진 결단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했던 일들이 대부분이 공수표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초심을 가지고 하면 또 거짓말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집권 후반기가 아니다.‘ `기승전결'에서 `전'으로 들어섰고 이제 우리는 절정, 클라이맥스를 향해서 가고 있다"고 남은 2년 6개월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기, 승이 없었는데, 전결로 갈 수 있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 맞다. “ 초심이 잘못되었다. 이제 마음 고쳐 먹고, 새로운 마음으로 국민의 여론을 존중해서 정사를 펼치겠다.” 기대하지 말자. 이명박 정부에 희망도 갖지 말자. 그것만이 남은 2년 6개월을 참아낼 수 있다. 이명박 집권 하반기는 정권재창출을 위한 관리기능 밖에 없다. 집권이 끝나고 안위를 걱정한다면 한나라당이 집권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또 국민을 속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건넨 사탕이 달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맛이 사라지고, 입안에 갈증이 날 때쯤, 그동안 쌓였던 얼음이 녹고, 얼음 속에 박혀 있던 오물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한국 사회는 또 한번 심한 후유증을 겪을 것이 뻔하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내부에서 양심 고백하는 진실 찾기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초심이라는 말이 이렇게 해석될 수 있다는 현실이 참 답답할 노릇이다. 초심아 미안하다.
2년 6개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이동거리는 지구 12바퀴. 참 많이도 돌았다. 많이 돌아다니는 것이 좋지 않다는 또 하나의 관행을 남긴 이명박 정부. 이제 몇 바퀴를 돌면 2년 6개월이 끝날까? 4대강은 그 사이 어떤 모습으로 망가질까? 공정한 사회 바라지 않으니, 제발 초심으로 돌아가지 말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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