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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죽은 교육의 사회, 한 교장의 죽음을 지켜보며

by 밥이야기 2010.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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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참소리

 

 

전북 장수중화교 김인봉 교장(56)이 간암을 이기지 못하고 오늘 운명했습니다.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승인해 중징계를 받기도 했던 고인의 길은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참 올곧았습니다. 장수 중학교 누리집에 가서 고인의 인사말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도와주고,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도록 보살피고, 학부모들의 손을 잡고 함께 가는 '교육도우미'가 될 것을 약속드리면서 도종환 시인의 ' 어릴 때 내 꿈'으로 인사드립니다.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애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학교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 듯하게 아이들을 속여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어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2008. 3. 1 장수중학교장 김 인 봉-


 



도종환 시인의 시처럼 살았던 고인.......

2008년 10월 전국단위 학력평가(일제고사)에서 학생들에게 현장 체험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전북도교육청으로부터 중징계 대상이 고인은 같은 해 12월 한겨레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학생 개인별이 아니라 학교별로 시험거부 결정을 하도록 하고 있어 학생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시험을 원하는 학생들이 시험을 못 보게 돼 안타깝고 미안할 뿐입니다.”

 “현정부와 교육당국은 100% 찬성을 바라는 유신시대에 있는 것 같다”며 “겨우 1000분의 1(전국 중학교 3학년 62만명 가운데 600여명 결시)의 반대조차도 포용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김인봉 교장의 시험거부 결정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넘겨 드린 거지요. 학생의 서열화와 일방적 줄서기 일제고사에 반대했던 고인. 학생의 잠재적인 자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고인의 생각과 뜻이 후배 세대에게 이어졌으면 합니다.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한 김인봉 교장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죽은 교육의 사회에 마중물이 되고자 했던 고인의 걸음에 추모의 꽃을 마음으로 바칩니다. 잘가십시오.



우리 모두의 교장선생님!

민들레 | 조회 96 | 2010.08.06. 08:25 http://cafe.daum.net/inbong-cure/F1SJ/62

언제나 존경했던 김인봉 교장선생님!
이 시대 진정한 교육운동가 김인봉 선생님!
당신의 그 따뜻함과, 친절함과, 정확했던 판단력들,
언제나 적절했던 조언들과 그 영민함.

문학과 풍류를 알던 그 섬세함.
많은 사람들을 두루 품고 포용할 줄 알던 그 무던함.
우리 모두의 교장선생님!

 
이 모든 것들을 언제나 기억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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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사랑해요 ♥| 가입인사와 ♡♡♡♡♡♡♡쾌유를 비는 마음

최하영 | 조회 2 | 2010.08.06. 18:13 http://cafe.daum.net/inbong-cure/F4Ko/65

 
선생님..
이제서야 드리는 이 글뿐이 , 허공의 메아리이겠지만 ..
왜 하필 이틀전에서야 선생님 소식을 들었는지 제 자신이 너무 밉고 싫어요

 어제 음악회에 가서 선생님 얼굴을 뵙겠다고 다짐하고서는 볼 일이 너무 많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로 월요일에 친구들과 함께
가겠다고 생각하고 돌린 발걸음이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연락 한 번 드리지 못한 못난 제자인데도 선생님께서 직접 전화주셨을때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고 면목없었지만
그때더라도 연락을 더 자주드리고, 찾아뵙고 했어야 하는것을 .. 마음과 말 뿐이었던 제가 한심합니다

 
항상 저희편에서 우리 가진 꿈 하늘에 잘 펼칠 수 있도록 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롭게 자유롭게 선생님께서 주셨던 시간들 ...

 
스승의 날이면 저희들이 드리는 너무나도 소박한 어른 손만한 작은화분 하나까지도 모두 돌려보내시던 선생님 .
슬픈일도 금방 잊고, 그저 즐겁게 친구들과 어울려 체육대회에 신나있던 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오셔선
저보다 더 마음 아파하시며 조심히 물으셨던 안부, 그 때 그 말씀들 잊지 않고 잘 기억할게요
그 때 그렇게 철 없고 밝기만 하던 14살 하영이가 어느 새 22살이 되어 숙녀가 다 됐는데 ..

 이제 어른이라고 화장도 하고 예쁜 옷도 입는
이런 모습을 선생님께 한번도 보여드리지 못한것이 속상하고 마음이아파요
선생님이 보셨다면 아이고 우리 최하영이 ~ 하시면서 장난도 많이 해주셨을텐데요 .. ^^

 선생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이제서야 선생님께 드리는것이 부족한 마음과 눈물뿐이에요
피아노도 공부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일 많이 하며 지낼게요

저희들 밝고 긍정적으로 열심히 모든일을 강하게 이겨내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늘에서 응원 많이 보내주시구
지켜봐주세요 . 선생님 너무너무 사랑해요 감사해요 선생님 제자인게 정말정말 자랑스러웠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에요 !

 
아빠처럼 따뜻하셨던 선생님
내일 뵐게요 .. 너무 많이 지각했지만 용서해주시구 반겨주세요

괴로움없는 따뜻한 하느님 나라에서 편안히 쉬세요

 
선생님 사랑해요 ♥

 리드비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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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인봉 교장 추모카페 가보기>>클릭
 ( 쾌유를 비는 카페가 고인의 추모카페로 바뀌었네요.. 슬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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