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을 하루 앞둔 오늘(11일), MBC 100분토론에서 ‘광장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출연자 중에 진중권씨(문화평론가)와 전원택씨(변호사)가 열띤 공방을 펼쳤습니다. 물론 다른 토론자들도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셨지만 두 사람이 오래간만에 만나 목청을 높였네요.
광장. 광장은 역사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해왔습니다. 군사정권 때는 저항의 공간이었지요. 2002년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은 자발적 응원문화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진중권씨 디지털 쾌락주의를 언급했지요. 축구운동장이 아니라 거리 곳곳에서 전광판으로 축구의 열기를 느끼며, 간접체험을 했으니까요. 축구선수와 함께 뛰며, 승리를 함께 이룬다는 일체감을 느꼈습니다.
광장. 2002년 축구를 통해 놀이와 욕망의 분출구로써 기능했다가, 효선 미선 추모,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거치면서 저항의 공간으로 다시 탈바꿈되었습니다. 100분토론에 출연한 다섯 명의 토론자들은 광장에 대한 생각을 다양하게 개진해 주었습니다. 전원택씨는 노무현 탄핵 때 일어난 광장시위는 대의제 민주정치를 부정한 것이라고 말했지요. 진중권씨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탄핵을 한 국회가 정상적이냐고 맞받아 쳤습니다. 맞습니다. 정치를 잘하면 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겠습니까. 전원택 씨는 언론이 그 당시 여론조작, 왜곡을 했다고 말했지요. 탄핵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를 내보냈다는 겁니다. 그런가요. 진중권씨는 국민여론을 전달해 준 것 뿐이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여론조작, 왜곡이 더 문제이지 않느냐고 말했지요. 전원택씨는 흥분이 되었습니다. 진중권씨가 전원택씨를 향해 ‘그 당시 다른 나라에 살다 오셨나요“ 이 말이 거슬렀겠지요.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전원택씨도 좋은 말을 많이 했습니다. 광장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시민들이 다양한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을... 탁석산씨는 광장은 허가가 아니라 마음대로 열어 놓아야 한다고 말했지요. 폭력이 자행되면 처벌하면 되니까요. 미리짐작 광장을 막으면 안 된다고. 동원의 공간, 투쟁의 공간 배타적 공간에서 광장은 이제 광장은 놀이의 광장, 상상의 광장, 소통의 광장으로 열려야 합니다. 광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소통은 아닙니다. 자유롭게 사람이 모여야 기능할 수 있습니다.
촛불 시위 이후 광장은 다시 닫혔습니다. 닫힌 소통의 공간을 열어 라며 시민들은 6.2 지방선거를 통해 표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지요. 좌, 우 보수 진보를 떠나 누구나 집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서로의 의견과 집회를 보장해주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입니다. 그런데 촛불을 본 이명박 정권은 촛불의 흐름을 잘 못 이해한 것이지요. 청와대 뒷동산에 올라 바라본 촛불은 광장이 그대로 두면 참 위험하구나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전원택씨는 정치공학으로 선동정치가 광장에서 이루어질 경우 중우정치로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지만, 그렇습니까? 국민들이 그렇게 미련한가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 자유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다들 알고 계십니다. 시민들은 절대적 자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원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반대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 4대강 사업 반대가 절대적 자유를 요구하고 있는 건가요?
진중권은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인 크레타를 말하며 광장문화를 갈무리했습니다. 크레타에는 다양한 종교,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요, 소수든 다수든 하지만 크레타에 위기가 발생하거나 기뻐할 때는 함께 힘을 모았지요. 결국 서로와 서로를 인정해주는 광장이 열려야 합니다. 소수의 의견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도 담겨있지요.
내일은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과 그리스전이 펼쳐집니다. 2002년 광장과 오늘 처해진 과장을 생각하시면서.. .미디어IT 광장에서도 만납시다. 오세훈 서울 시장도 이제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조례를 바꾸시길 바랍니다. 축구 응원하시면서 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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