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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5.18 30주년, 노무현의 명패, 모래시계의 고현정

by 밥이야기 201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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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1월에 방송을 탄 드라마 '모래시계'(왼쪽부터:박상원.고현정,최민수)

 


오늘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0주년.
추적추적 단비가 내리는 아침, 라디오에서 5.18 광주 기념일을 여러 차례 거쳐 소개하고 있네요.

 
5.18은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지난 역사의 시간을 거슬러 추적추적 따라가 보았습니다.
통장에 전 재산 29만원 밖에 없는 전두환.
전두환 때 5.18은 폭동이었고, 그의 친구 노태우가 정권을 잡았을 때는
5,18은 ‘광주 사태’로 불렀습니다.

 
5공 때 5.18은 철저하게 은폐되고 왜곡 되었지요.
1988년 가을 5공비리특위(제5공화국비리조사특별위원회)와
광주특위(5.18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열립니다.

이때 청문회 스타 중 한사람이 바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지요.
이른바 ‘명패 투척 사건’.
전두환이 ‘정당한 자위권 발공’이라며 일장 연설을 하자
평민당 이철용 의원이 ‘살인마’를 외쳤고, 민정당 의원들이 가로막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두환이 아직도 너희들 상전이야”를 외치면
자신의 명패를 바닥에 던져버리지요. 물론 보수언론들은 이 사건 이후
인신공격을 하며 왜곡보도를 일삼았습니다.

 
세월은 흘러 1997년 ‘5·18 민주화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고
역사 교과서에 정식 명칭이 사용됩니다.

 
1988년과 1997년 사이, 그 틈새에 전 국민을 텔레비전 앞에
끌어들였던 ‘모래시계(김종학연출,송지나극본)’가 전파를 탑니다.
모래시계 삼총사 최민수,고현정, 박상원.
모래시계에서 처음으로 광주 민주화 운동이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요.
모래시계가 방송되는 날에는 거리가 한산할 정도였습니다.
방송이 나가는 날에 아예 약속을 하지 않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였으니까요.
방송이 끝나면, 어울려 술을 마셨습니다.
모래시계 마지막 방송 시청률은 64.5%.

 
특히 고현정은 모래시계로 여배우로서 입지를 굳힙니다.
요즘 청소년들과 대학생 중에는 5.18을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5.18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는
5.18을 잘 모르는 세대에게 다가서는 촉매제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5.18로 민주라는 말을 깨닫기 시작했고
분노하면 대학을 다녔습니다.
오늘, 그 분노는 아려한 기억으로 돋아날 뿐 분노는 이미 멀리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오늘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들추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날의 함성과
숨진 자들의 외침을 기억해야 하니까요. ‘민주주의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합니다.
슬픈 말입니다. 왜냐면 희생되는 것은 언제나 이름모를 민초들이었으니까요. 


5.18민주화 운동의 책임자로 무기징역을 받았던
사람은 아직 버젓이 청와대를 들락거리고 있습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이 지금 처한 현실은 왠지 위태로워보입니다.

화해는 필요하지만, 이름도 남기 없이 희생된 사람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의 이름으로 분노할 줄 알아야 합니다.


라디오에서 드라마 '모래시계' 주제곡 이었던
러시아 이오시프 꼬브존이 부른 '백학'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전장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병사들의 영혼을 나는 학에 비유해 그 넋을 기리고 있는 장중한 음악입니다.

다시 한번 민주화를 위해 30년 전 광주에서 쓰러져간 영혼들을 위해
그 넋을 기리고 싶습니다.




* 드라마 모래시계 중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재현한 장면들...........




백 학 <주라블리>

유혈의 전장에서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이
낯선 땅에 쓰러져
백학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는
생각이 이따금씩 드네
저들이 아득한 시간에서 날아와
울부짖는 것은,
우리가 자주 슬픔에 겨워 하늘을 바라보며
침묵에 젖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피곤에 지친 새들이 떼를 지어
석양의 안개 속을 날아다니네.
저들 무리속의 작은틈새는
어쩌면 나를 위한 공간이 아닐까...
학의 무리처럼 새날이 찾아들면
나도 그들처럼 회색 안개 속을 훨훨 날아보리
이땅에 남겨진 우리 모두에게
하늘 아래서 새처럼 울부짖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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