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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법정스님은 무상급식을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by 밥이야기 201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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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 송광사, 법정스님 다비식 현장...




법정스님의 이승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한 줌 재가 되어 떠나 떠나셨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법정 스님이 쓰신 책들을 읽어보았습니다.
특히 ‘무소유’는 두 번 정도 읽어 본 것 같네요.

 
무소유에 실린 글 중에서 ‘침묵의 의미’라는 꼭지가 있습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말의 잔치, 말실수를 보면서
이 부문만큼은 정치인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급한 현대인들은 자기 언어를 쓸 줄 모른다. 정치 권력자들이, 탤런트들이
가수가, 코미디언이 토해 낸 말을 아무 저항도 없이 그대로 주워서
흉내 내고 있다. 그래서 골이 비어 간다. 자시 사유마저 빼앗기고 있다.“(법정스님)

 
침묵의 의미는 할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지요. 참말을 하기 위한
생각과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남을 현혹하는 허튼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법정스님을 보내면서,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을 떠올렸습니다.
법정스님은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남겨주셨지요.
무소유는 무엇일까요. 아무 것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분수에 맞게 소박하게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무소유가 아닐까요.
문명과 자본의 역사는 소유의 역사였습니다. 지나친 소유욕이 많은 부작용을 일으켰습니다.
권력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무상급식은 아이들에게 골고루 편차 없이 밥을 먹이자는 것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무상이라는 말에, 계급을 생각하고 이념의 잣대를 세웁니다.
돈이 많은 아이들에게 왜 무상급식을 하느냐고 따져 묻습니다.
가정이 어려워 밥을 굶는 학생들의 경우, 사정이 다 다르겠지만


돈이 없어 밥을 굶는 경우와 누가 따뜻한 정성이 담긴 밥을 차려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그렇게 각박하게 변했지요. 그렇다면 자라나는 미래 세대인 학생만큼은
평등한 밥상을 차려줄 의무가 있습니다. 교육의 연장이지요. 밥으로 소외 받지 않고
밥만큼은 골고루 나누어 먹음으로써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교육적 가치는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게 되지 않습니까. 한국에 ‘밥 제로’라고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가슴 벅찹니까. 밥 굶는 학생이 없는 사회. 멋지지 않습니까.
돈이 있어 풍부한 사람은 자발적 나눔을 통해서 학교 급식 수준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급식을 통해서 유기농 농가도 일으켜 세울 수 있고
급식과 관련된 사회적 기업, 연관 산업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합니다.

 
예산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혜를 모으면 됩니다.
무상급식이 마치 사회주의적 발상이니, 외국에는 이미 끝난 논쟁이니 말의 잔치만 벌이지 말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학생들에게 밥을 굶게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 보세요.

 
법정스님이 떠나는 길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빗대어 무상급식을 합리화하거나
고인을 이용하고자 드리는 말이 아닙니다. 법정스님은 아마 무상급식이야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을 겁니다.

 
“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에서 무소유사로 그 방향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중략)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물건으로 인해 상하고 사람들에게 한번쯤 생각해볼 생각해 볼 말씀이다.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는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무소유 중에.. 법정스님)

 
법정스님은 육신을 불태우며 떠나셨습니다. 한 번 피어올랐다 ‘무소유’의 정신이 식어버리지 않게 스님이 남긴 참뜻을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절밥을 먹으로 온 사람들은 빈부격차 없이 똑 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법정스님을 떠나보내 면서 ‘무상급식’이 떠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 무상급식이라는 용어도 바뀌어야 함. '의무급식'으로. 자라나는 학생들의 먹을거리 권리. 정부는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자 공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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