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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밥

강희남 목사의 죽음, 왜곡과 변질이 두렵다

by 밥이야기 2009.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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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굿판을 멈춰라" 제 2의 김지하가 나올까?



18년 전 김지하는 민주화를 외치면 투신하며 죽어가는 학생들이 이어지자,
"죽음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 며 조선일보에 칼럼을 실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생명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목숨을 버릴 정도로, 절망 끝에 이른 속내 또한 들여다보고 치유해 주어야 합니다.
왜 우리 사회에 타는 목마름이 되살아 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한국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평생 헌신해 오신 강희남 목사가 짧은 유서를 남기고 어제 자택에서 목 매 자살하셨습니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지금은 민중 주체의 시대다. 4.19와 6월 항쟁을 보라.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잡을 주체가 없다. 제 2 6월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외치자”

  그가 남긴 유서의 외침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과격한 표현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벌써 일부 누리꾼들은 이명박을 리명박이라 썼다면 빨갱이 운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역 감정을 부채질합니다. 강희남 목사 같은 사람이 있어서 전라도 사람이 욕먹는다고. 물론 글을 쓴 누리 꾼은 통일운동도 모르며, 전라도 사람도 아닙니다. 이런 웹잡배 누리꾼들이야 항상 있어왔지만....애써 무시해야 겠지요.

 
6월 6일 현충일. 우리가 어려서 배웠던 현충일은 반공의 이미지가 물씬 풍겨나는 기념일이었습니다. 순국선열의 범주가 6.25 때 숨져간 군인들, 시민들이 더 강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왜 강희남 목사는 이 날 자결을 선택했을까. 가슴이 아픈 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충일 기념사에서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적대세력을 무한대로 설정하셨습니다. 북한이면 북한이지. 저는 강희남 목사의 죽음이 정치권이나 정부, 이른바 수구보수세력에 의해 왜곡되고 변질될까 걱정이 됩니다. 정녕 두려운 것은 강요된 침묵이겠지요.

 
뻔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조중동 보수언론과 여권, 이른바 극우세력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은 강희남 목사의 죽음을 조롱하며, 이른바 좌경, 좌파, 친북세력을 들먹이며 국가 안보를 운운할 것입니다. 한국의 통일문제는 우리가 풀어야 할 지상 최대의 과제입니다. 그런데 통일문제만큼은 사람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흥분합니다. 통일정책이나 노선은 다양할 수 가 있습니다. 그런데 통일이야기가 나오면 이데올로기(좌우분열,대립)가 급부상합니다.

지난 정권의 “햇빛정책”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빛을 잃었습니다. 급속도로 대북관계가 얼어붙어버렸습니다. 북한의 핵문제나 미사일 발사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명박 정부 스스로도 냉각화에 일조하지 않았는지 되새김질 해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남북문제는 쉽게 풀릴 수가 없습니다. 안보만을 강조하고, 법치를 강조하다보면 이명박 정부에 쓴 소리를 한 사람들을 다 적으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북관계는 대결 구도로는 한치 앞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강희남 목사의 죽음을 연결시켜, “죽음의 굿판”을 멈추고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 가지 마라며 정부와 보수 여론은 책동할 것입니다. 강희남 목사의 죽음으로  지금 일고 있는 시국선언의 참 뜻이 희석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명박 정부 또한 '순간 위기 돌파'라는 잔꾀를 부리지 말고 진정으로 사회통합을 위해 할 수 있는 큰 그림과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분명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민심을 바로 보시길 바랍니다. 민심 이반을 협박으로 제어하려 한다면, 민심은 똘똘 뭉쳐 권력에 침을 뱉을 것입니다.


생명은 소중합니다. 다시는 죽음으로 치닫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는 것을 명심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반도 통일 이룸을 위해 노력하신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