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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아이리스보다 광장이 재미있어야 한다

by 밥이야기 2009.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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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출처: 연합뉴스>

 

아이리스. 영화 못지않은 제작규모와 액션, 사랑, 핵폭발 테러, 남북 정상회담 등 아기자기한 흥미요소로 요즘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인기 드라마다. 화려한 출연진과 국경을 넘믄 촬영장면  또한 볼거리를 더해주고 있다. 어제 휴일을 맞은 광화문은 KBS 2TV ‘아이리스(극본 김현준ㆍ연출 김규태, 양윤호)'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절정을 치닿고 있는 극 중 핵폭탄 테러 장면 때문이다. 쫓고 쫓기는 총격 장면을 담기 위해서.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쫓긴듯이 발길을 돌렸다.

 
광화문 광장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다. 그렇지만 광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아이리스를 한국 명품 드라마(한류)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탓할 수 없지만, 집회표현의 자유를 막고 있는 서울시를 생각하면 섭섭을 넘어 불쾌할 따름이다. 새벽이나 한밤중도 아니고, 한나절을 내주다니, 서울을 찾은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들은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촬영계획을 모르고 광장을 찾은 일반 시민들은 당황했을 것 같다. 아이리시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지 몰라도 모든 시민들이 아이리스를 시청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외국은 어떤지 모르겠다. 시민들의 쉼터를 황금 시간인 주말에 그렇게 내주고 있는지. 광장은 아이리스 못지않게 재미있어야 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 나야 한다. 정부를 비판하는 단체의 집회는 봉쇄하고, 서울시 홍보를 위해서는 활짝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맞는 걸까. 틀렸다. 앞뒤가 바뀌었다. 서울시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정부를 위해서, 오세훈 시장을 위해서, 아니질 않는가. 당연 서울시민과 서울을 찾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서울시가 광장을 마치 분양하듯, 셋집 주듯 운영하면 안 된다. 주인행세 하면 안 된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문화프로그램도 좋지만, 그 이전에 광장은 자발성에 기초해야 한다. 누구나 멍석을 깔고 노래하고, 즐기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광장은 또한 관광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관광객 이전에 자국민의 살아 있는 쉼터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자국민들이 소외 받고, 외면 받는 광장이 광장인가. 허수아비 광장일 뿐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이루어진 아이리스 촬영장면들은 곧 드라마에서 선을 보이겠지만, 어제 하루의 불편 때문에 기분 나빠했던 분들과 서울시 광장사용에 대한 비판은 스쳐가는 잊혀질 장면인가? 서울시는 아이리스에게 일요일 오후를 내놓은 것처럼 살아있는 드라마를 위해 시민들에게 자리를 내 주어야 한다. 현실의 목소리가 제대로 광장에서 울려 퍼져야지 민주국가다. 서울시광장조례는 지금이라도 다시 재개정되어야 한다.

 
재미는 휴식이자 참여다. 광장의 참여자가 자신의 몸과 마음,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것이다. 서울시는 시민 없는 홍보, 참여 없는 광장꾸리기를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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