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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밥

황석영은 황구라인가?

by 밥이야기 2009.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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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한겨레신문사>

 소설가 황석영 선생(이하; 황석영)이 이명박 대통령과 중앙아시아 순방길을 함께 했다. 예전에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황석영을 보면서 개그맨을 하셔도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황석영. 한국의 현대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t소설가를 넘어, 분단의 현실을 온 몸으로 겪은 우리 시대 경계를 넘은 선 작가임에 틀림없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황석영의 소설을 읽었다. 황석영의 글을 읽는 다는 것 자체가 한국근현대사를 드려다 볼 수 있는, 기회이자 현실을 드려다 볼 수 있는 작은 샘터였다.

  카자흐스탄에서 황석영은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주의자이며 스스로도 중도론자임을 밝혔다. 남북으로 갈라진 현실을 감안한다면 사실 황석영은 진보주의자가 아니다. 독재와 반민주를 위해 싸웠던 민주열사 모두를 진보주의자라고 부를 수는 없다. 세상 불의에 맞서 싸웠던, 진보적 행동을 했을 뿐이다. 황석영이 쓴 모든 글이나, 발언, 구라를 종합해 보면 황석영은 한국의 이야기꾼이자 광대였다. 흔히 문학계 넓은 의미에서 예술계에서는 황석영을 대표적인 구라 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은 그의 소설처럼 힘들지 않게 술술 아리랑고개 넘어가듯 재미있고 끝이 없었다. 재담꾼이다. 우리는 살면서 진보적이다는 것과 진보주의자의 개념을 아직 혼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정한 진보주의자는 누구인가? 진보주의자는 이념을 넘어, 개인의 사욕을 넘어 이데올로기의 지평을 넓혀 살아 있는 이론을 만들어 가는 행동주의자라도 표현하고 싶다. 사상의 일관됨이 아니라 사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바로 사회주의자다. 사회주의자라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레드(공산주의)나 좌, 우로 재단해 버린다. 사회주의는 민주주의이다.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 사회적 약자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지평을 열어 나가는 진행형 개념이다. 한국의 현실은 민주주의로 가고 있을뿐,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 사회 곳 곳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넓고 깊은 민주주의를 위해 삶 속 깊숙이 민주주의의 닻을 내려야 한다.

  이 세상을 좌, 우로 갈라버리는 극단주의자들은 사회주의자가 아니며 중도론자가 아니다. 이른바 중도주의자들은 언제든지 어느 한 편의 힘으로 쏠려갔다가 빠져 나오는 기회주의자들이다. 중도는 "새는 좌, 우로 난다"는 균형주의자가 아니다. 왜 그럴까? 황석영이 카자흐스탄에서 발언한 내용을 토대로 판단해 보자.(한겨레기사)

 

1.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 정권이다.

  참 식상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주의자가 아니다. 보수도 아니며 우익도 아닌 색깔 없는 대통령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삶을 질을 높이기 위해 진보적이 되어야 하는데, 정권을 잡은 이후 과연 진보적이었는가? 오히려 반민주주의자에 가깝다. 민주주의 발전을 역행시킨 행보와 발언을 끊임없이 쏟아내지 않았는가? 황석영의 말대로라면 촛불을 밟고, 인권을 아랑곳 하지 않고(용산참사), 4대강 정비 사업이나 이른바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이 중도실용주의가 해야 할 일인가?


2. 한나라당이 서울의 지지를 얻어서 전국정당의 기틀을 잡은 것은 진전이자 진보로 본다.

  진보라는 말을 난발하고 있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진전일 수 는 있지만 진보는 아니다.정말 소설가여서 소설 쓰는 걸까? 진보가 아니라, 지난 정권의 무능과 실수로 국민들이 잠시 돌아 선 것이다. 전국정당인가? 정말 현실인식 수준이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가?


3. 광주사태가 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70년대 영국 대처정부 당시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다…….(중략)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회가 가는 것이고, 큰 틀에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 한겨레신문에 실린 황석영 관련기사인데, 황석영이가 광주사태라는 표현을 썼는지, 한겨레 담당기자가 광주사태라는 표현을 썼는지 너무 궁금하다. 정말 사태날 사태적 표현이다.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 광주항쟁을 외국의 시위와 비교하면서 이야기했다. 정말 가관이다.

누가 모르는가? 폭압과 불의에 맞선 항쟁과 시위는 오늘 이 시간에도 세계 각 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광주항쟁을 그렇게 단순 비교해서 이야기 한다는 것은 참으로 이 사람이 내가 알고 있는 황석영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이 것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있지만 언급하지 않겠다. 정말 황석영이 생각하는 사회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서 황석영은 “언론이 짓밟히면 기자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무릎팍 도사에서도 구라를 친 셈이다. 싸우겠다는 것이 조선일보의 기사처럼 큰 틀에서 좌와 우가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하는 것일까?


  황석영에게 묻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이 답답해서 잠시 거짓말한 것이라고? 황석영을 아끼는 사람이나 독자들에게 거짓말하지 마시라. 이제 당신을 '황구라'라고 부르고 싶다. 당신 아니어도 이 땅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피 땀 흘리며 진정한 진보주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조선일보에서 당신의 글을 읽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설이나 계속 쓰시라. 부탁이다. 당신이 무릎 팍 도사에 출연했을 때  누가 고은 시인에게 묻자, 고은시인은 "코메디 프로까지 출연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무엇을 깨달아서가 아니라, 한심해서 정말 무릎 팍치고 싶다. 정말 왕구라 한 번 칠려면 제대로 쳐라. 당신을 좋아 하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으니.